◈---친구 방(모셔온 글)/세상사는 이야기

미군 헌병 시민에게 수갑채워 끌고가

손경형 2012. 7. 7. 14:44

 

미군 헌병 시민에게 수갑채워 끌고가

조선일보 | 평택 | 입력 2012.07.07 00:22 

미군 헌병대가 경기도 평택 미군기지(K-55) 주변 로데오거리를 순찰하던 중 이동 주차 문제로 시비를 벌인 30대 남자와 이를 말리는 시민 등 민간인 3명에게 수갑을 채워 강제로 부대 앞까지 끌고 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6일 평택 미군기지에 수사관을 보내 제51비행단 소속 헌병 7명을 피조사자 신분으로 조사하기 위해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그러나 이날 해당 미군 헌병들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미군 부대 측은 법무담당관실을 중심으로 법률을 검토하고 대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평택시 신장동 미군 부대 인근 로데오거리에서 악기상점을 운영하는 양씨는 지난 5일 오후 8시쯤 주변을 순찰하던 미 헌병 3명으로부터 가게 앞에 주차된 승합차의 이동 주차를 요구받았다. 미군 부대 정문 주변 500여?에 걸쳐 형성된 로데오거리는 테러 방지를 위해 평택시 조례에 따라 주정차 금지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양씨는 "지금 치킨을 먹고 있으니 일단 먹고 나서 차를 옮기겠다"고 했으나, 미 헌병들은 빨리 차를 빼라고 재차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가 2~3분 뒤 차를 이동 주차하고 가게로 돌아오자, 미 헌병들이 가게 안으로 따라 들어왔다.

양씨는 미 헌병들에게 "악기점 문 닫을 시간이니 나가달라"고 말했고, 양측 간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미 헌병들은 주변에 있던 4명까지 모두 7명 합세해 양씨를 엎드리게 한 뒤, 양팔에 수갑을 채웠다. 또 길을 지나다 이 모습을 보고 항의하는 신모(42)씨와 양씨의 동생(32) 역시 같은 방식으로 수갑을 채웠다.

미 헌병들은 수갑을 채운 양씨 등 3명을 150여? 떨어진 부대 정문까지 끌고 가면서 20여분간 승강이를 벌였고, 오후 8시 35분쯤 평택 송탄파출소 소속 경찰관 4명이 출동한 뒤에야 수갑을 풀어줬다.

양씨 등은 "미 헌병들은 경찰이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데도 수갑을 채운 채 우리를 부대 정문까지 끌고 갔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건 직후 미군 부대 측에 연락해 사건과 관련된 미 헌병 3명을 파출소로 데려와 1차 조사를 마쳤다. 미 헌병들은 경찰에서 "양씨가 먼저 대원에게 주먹을 휘둘러 정당방위 차원에서 수갑을 채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부대 등을 상대로 영외 순찰의 법적 근거를 따져보고, 순찰인원과 구역, 목적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chosun.com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