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형 2012. 12. 9. 09:53

잠옷 차림으로 미라 된 딸의 시신 ‘경악’<세계닷컴>

부산에서 30대 여성이 자택에서 숨진 지 7개월 만에 발견됐다.

지난 6일 오전 10시쯤 부산 영도구 청학동 A(여·33)씨 집에서 숨진 지 7개월 된 것으로 추정되는 A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수개월째 연락이 닿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A씨의 어머니가 그의 집을 직접 찾아갔다 시신을 목격했다.

경찰은 이 여성이 4년제 대학을 나왔지만 사회와 단절된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로 지내오다가 경제적인 어려움 등이 겹쳐 아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의 어머니는 지난 10월 딸이 혼자 사는 집을 찾아갔지만 문이 잠겨 있어 외출한 줄 알고 돌아갔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1달 넘게 딸에게서 소식이 없자 열쇠 장수를 불러 딸의 집 문을 열고 들어갔다. 딸은 거실 전기장판 위에 잠옷 차림으로 비스듬히 누운 채 숨져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A씨의 시신은 전신이 많이 부패하고, 얼굴은 미라처럼 말라 있었다.

방 2개, 거실·부엌 등으로 이뤄진 10여평 남짓의 A씨의 단독주택 안에는 싱크대 위 빈 맥주캔 2개 외에 음식물의 흔적은 전혀 없었다. 지난 5월부터 전기요금을 내지 않아 전기도 끊겨 있었다. 부엌의 그릇들은 깨끗하게 설거지 한 뒤 정돈된 상태였고, 냉장고도 비어 있었다.

부산의 4년제 대학을 졸업한 A씨는 한때 중국 연수도 다녀왔을 정도로 엘리트였다. 그러나 졸업 직후 1~2년간 쇼핑몰에 근무한 것 외에는 별다른 직업 없이 지냈다. A씨가 가족들에게 별다른 어려움을 호소하지 않아 가족들은 A씨가 생계 정도는 해결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숨진 A씨 옆에는 노트북 컴퓨터만이 놓여져 있었고, 마지막 접속기록은 지난해 11월이었다. 카드 대금을 내지 못해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다 스스로 ‘고독사’를 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A씨가 직장을 그만둔 때쯤 가족들과의 대화도 단절됐으며, 집에서 두문불출한 채 지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1년 전 지병(자궁 이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이 더 심해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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