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식물
식물의 힘을 빌리자
요즘 사람들은 무선 통신, 컴퓨터와 인터넷 등이 발달하여 업무를 대부분 책상에서 해결하므로 실내에 있는 시간이 많다.
현대인은 하루의 80% 이상을 실내에서 보내는데, 이에 따라 실내 공기 오염에 의한 새로운 질병이 등장했다. 요즘 자주 듣는 새집 증후군, 빌딩 증후군, 아토피성 피부염 등이 바로 새롭게 등장한 질병들이다.
그러면 실내 공기는 왜 오염되는 걸까? 이는 각종 건축 자재에서 내뿜는 환경 호르몬, 충분하지 않은 환기, 사람을 포함한 생물체에서 방출되는 생체 방출물들이 어우러져 실내 공기의 질을 나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기 청정기를 사용하지만, 이것도 화학 물질을 이용하는 것이라 안심할 수는 없다.
그런데 공기 청정기 대신 식물을 이용하면 어떨까?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함과 동시에 각종 오염 물질을 흡수하여 실내 공기를 정화시켜 준다. 또한, 뿌리에서 흡수한 물을 기공을 통해 방출하는 증산 작용을 통해 실내의 습도를 적당하게 유지시켜 주는 역할도 한다. 그야말로 무공해 공기 청정기인 셈이다.
만능 공기 청정기
사람을 포함한 동물은 살아가기 위해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낸다. 집이나 사무실 같은 실내의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활동하게 되면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진다. 또한, 대부분의 집이나 사무실에서는 냉난방을 하기 때문에 환기도 잘 이루어지지 않아 실내 공기는 더욱 탁해진다. 이에 따라 어떤 사람들은 두통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공기가 탁한 실내에 식물을 키운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식물체가 녹색인 이유는 엽록체 속에 있는 엽록소가 녹색을 띠기 때문이다. 이 엽록체에서는 광합성이 일어난다. 광합성은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토양에서 흡수한 물이 빛 에너지를 이용하여 엽록체 내에서 탄수화물과 산소를 만드는 과정이다. 한마디로 식물은 우리가 내쉬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신선한 산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뿐이 아니다. 식물은 잎의 뒷면에 분포하는 기공을 통해 산소를 내뿜는 동시에 광합성의 원료가 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그런데 이때 단순히 이산화탄소만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일산화탄소, 휘발성 유기 물질, 부유 분진, 오존, 질소 화합물, 이산화황 등과 같은 각종 오염 물질을 함께 흡수한다.
더욱이 식물이 흡수한 오염 물질은 식물의 체내에 축적되는 것이 아니라, 대사적 분해 작용을 통해 다른 물질로 변화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새집 증후군의 주범인 포름알데히드는 잎의 기공을 통해 흡수된 후 유기산, 당, 아미노산과 같은 다른 물질로 바뀐다.
식물이 증산 작용을 할 때는 음이온이 발생하는데, 이것이 공기 중의 오염 물질을 해결할 수 있다. 먼지는 대부분 양전하를 띠고 있으며, 공기 중에 흩어져 분포한다. 여기에 식물체에서 음이온이 발생하면, 양이온인 오염 물질이 음이온 주위에 모이고 서로 중화되어 오염 물질이 제거되거나 아래로 떨어진다.
기공
식물의 잎에서 광합성에 필요한 이산화탄소가 들어오고 광합성의 결과로 만들어진 산소가 나가는 공기의 이동 통로이다.
또, 뿌리에서 흡수한 물을 기체 상태로 내보내는 증산 작용이 일어난다.
세균 걱정 없는 가습기
식물은 잎이나 줄기를 곧게 지탱시키고, 또 광합성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 끊임없이 물을 먹어야 한다. 식물의 뿌리를 통해 흡수된 물은 잎의 뒷면에 있는 기공을 통해 기체 상태로 빠져나간다.
이처럼 식물이 흡수한 물을 다시 공기 중으로 내놓는 작용을 증산 작용이라고 하며, 이 증산 작용은 뿌리가 물을 흡수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즉, 증산 작용에 의해 수분이 빠져나가면 식물 내부에 압력 변화가 생기면서 뿌리에서 위쪽으로 물을 끌어올리는 힘이 생긴다. 한편, 식물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하루 동안 식물체가 증산 작용으로 내보내는 수분의 양은 가습기 한 대의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다.
그런데, 식물은 항상 동일한 양의 수증기를 내보내지 않고 주변 환경에 따라 양을 조절한다. 토양이 건조해 뿌리에서 물을 공급받지 못하면 기공을 닫고 수분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때 기공을 여닫는 역할은 공변세포라는 특수한 세포가 맡고 있다.
이처럼 공변세포가 발달한 이유는 뿌리에서 흡수하는 수분보다 더 많은 양의 수분이 증산 작용으로 방출되면 식물체가 시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식물이 시들지 않을 만큼 물을 공급해 주면 공기의 수분 상태에 맞추어 증산 작용이 일어나므로 인간에게 적당한 습도를 유지해 준다. 그야말로 천연 가습기인 셈이다.
식물은 이러한 습도 조절뿐만 아니라 공기를 순환시키는 역할도 한다. 증산 작용이 진행되면 수분이 흙에서 식물의 뿌리를 통해 위쪽으로 빠르게 이동한다. 이때 신선한 실내 공기가 뿌리의 압력에 이끌려 흙 표면을 통해 뿌리 주변으로 끌어당겨진다. 즉, 뿌리가 흙을 통해 숨을 쉬는 과정에서, 저절로 공기의 순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처럼 식물의 증산 작용은 실내의 습도 유지뿐만 아니라 위쪽과 아래쪽의 공기를 순환시키는 역할도 한다.
벌레까지 잡아 주는 식물
광합성에 관여하는 화학 원소는 탄소, 산소, 수소 단 세 가지뿐이다. 하지만 식물을 태워 보면 질소를 비롯한 다른 원소도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광합성과 관계가 없는 나머지 원소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걸까?
특히, 단백질의 구성 요소인 질소 성분은 식물의 생장에 필수적인 원소이다. 공기의 78%가 질소임에도 불구하고 식물은 공기 중의 질소를 이용할 수가 없다. 따라서 식물은 뿌리를 통해 토양에서 질소를 비롯한 기타 원소들을 흡수한다. 땅속에는 동물의 사체가 썩으면서 발생한 암모니아(NH3)가 많은데, 식물은 이러한 질소 조각들을 통해 질소 원소를 흡수하는 것이다.
그런데 거의 모든 식충 식물은 일반 식물이 자라기 힘든 곳, 즉 영양분이 부족하고 산성도가 높은 지역에서 자란다. 이런 곳에는 비료 성분의 하나인 질소 성분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식충 식물들은 부족한 질소 성분을 섭취하기 위해 곤충을 잡아먹는다.
대표적인 식충 식물로 우리 주변에서도 가끔 볼 수 있는 '파리지옥'이 있다. 파리지옥은 잎을 변형하여 덫을 만들었다. 이 덫의 한쪽에는 세 개의 작은 털 모양의 방아쇠가 있어 곤충이 덫을 스치고 지나갈 때 튀어 오르도록 되어 있다. 휴식 상태일 때는 덫이 열려 있다가 곤충이 앉으면 갑자기 톱니 모양의 잎이 굳게 닫히면서 곤충을 잡아먹는다.
우리는 파리나 모기를 잡기 위해 온갖 약을 뿌리고, 파리채 같은 것으로 직접 잡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식충 식물을 집 안에 키운다면 몸에 해로운 화학 약품을 뿌리거나 따로 수고를 하지 않고도 벌레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확장 교양 기능성 식물 중에는 역시 산삼이 최고!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은 불로초를 먹으면 영원히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조금은 허황되고 욕심이 가득한 인간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이야기다.
물론 영원히 늙지 않게 하는 식물은 없다. 그렇지만 우리의 건강을 지켜 주는 식물은 분명 있다. 흔히 약초라고 부르는 약용 식물이 바로 그것이다.
약초는 그 자체로 약이 되거나 약의 원료가 되는 식물을 말한다. 우리 선조들은 옛날부터 약초의 효능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 지식을 바탕으로 오늘날의 한의학이 성립됐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렇다면 유명한 약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당연히 약초의 제왕이라 일컬어지는 산삼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산삼은 원기를 북돋아 주고 두뇌 활동과 정신력을 왕성하게 하며, 당뇨, 암, 혈압, 간 및 심장 질환 등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혈당치를 저하시키는 아드레날린과 인슐린 생성에 영향을 주어 당뇨병에 탁월하다는 것이 임상 실험으로 입증되기도 했다.
산삼 이외에도 우리나라 산천에는 수없이 많은 약초들이 널려 있다. 이러한 약초들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검증하여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면, 인체에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각종 화학 약품의 사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기능성 식물 (상위5%로 가는 생물교실3, 2008. 7. 10., 스콜라(위즈덤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