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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학수 장편 [하늘까지 75센티미터]
손경형
2011. 5. 5. 16:17
안학수 “첫 장편 ‘하늘까지 75센티미터’에 내 고통 털어놨죠” 한윤정 기자 yjhan@kyunghyang.com
“내가 겪었던 고통을 털어놓지 않고서는 어떤 글도 쓸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동시 시인 안학수씨(57)가 첫 장편소설 <하늘까지 75센티미터>(아시아)를 펴냈다. 그는 어릴 적 사고로 척추장애를 입고 하반신이 마비됐다. 정규교육을 마치지 못한 채 금세공 기술을 배워 금은방을 차렸다가 문학에 발을 들여놓았다. 1993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돼 <박하사탕 한 봉지>(계몽사), <낙지네 개흙 잔치>(창비), <부슬비 내리던 장날>(문학동네)을 펴냈다.
그런 그가 5년간 쓴 자전 장편에는 장애인이 된 사연이 담겨있다. “충남 공주에 살았는데 다섯 살 때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당시 17살이던 친구 형이 허리를 발로 걷어차서 마루에서 굴러떨어진 뒤 온 몸이 아프고 마비가 왔습니다.” 이유는 먹다가 놔둔 옥수수에 어린 안씨가 손을 댔다는 것이었다.
동시 시인 안학수씨(57)가 첫 장편소설 <하늘까지 75센티미터>(아시아)를 펴냈다. 그는 어릴 적 사고로 척추장애를 입고 하반신이 마비됐다. 정규교육을 마치지 못한 채 금세공 기술을 배워 금은방을 차렸다가 문학에 발을 들여놓았다. 1993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돼 <박하사탕 한 봉지>(계몽사), <낙지네 개흙 잔치>(창비), <부슬비 내리던 장날>(문학동네)을 펴냈다.
그런 그가 5년간 쓴 자전 장편에는 장애인이 된 사연이 담겨있다. “충남 공주에 살았는데 다섯 살 때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당시 17살이던 친구 형이 허리를 발로 걷어차서 마루에서 굴러떨어진 뒤 온 몸이 아프고 마비가 왔습니다.” 이유는 먹다가 놔둔 옥수수에 어린 안씨가 손을 댔다는 것이었다.

책에는 뒤늦게 학교에 들어간 저자가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어 괴로워하자 어머니가 그를 업고 강물로 들어가는 장면이 나온다. 어머니는 ‘나랑 같이 좋은 데 가자’고 하지만, 소년은 ‘무섭다, 죽기 싫다’면서 발버둥친다.
그는 1985년 교회에서 중매로 만난 장애인 아내 서순씨와 결혼하면서 새 삶을 얻는다. 이미 소설 공부를 하던 아내는 90년대 초반 충남 대천에서 소설가 고 이문구씨가 지도하던 한내문학회 회원이었다. 그가 아내의 소개로 이씨에게 자신의 동시를 보여주자 이씨는 “당신은 이미 시인”이라고 격려해주었다. 이씨를 가깝게 모시던 그는 시인 유용주씨, 소설가 전성태씨 등과 교류하게 됐다.
시인이 된 그는 소설에도 도전했으나, 습작을 본 이문구 선생은 “동시나 잘 쓰면 되지, 왜 소설을 쓰려고 하느냐”고 화를 냈다. 이 일을 계기로 그는 더욱 열심히 소설을 썼다.
몇년 전에는 자신을 장애인으로 만든 친구 형을 상가에서 만나 화해했다. 한때 저자에게 자살을 생각할 만큼 상처를 준 사람으로 복수심을 품기도 했으나, 그 역시 평생 죄책감 속에서 알코올중독자로 살았다.
동시를 쓰면서 전업작가가 된 그는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이 내 삶에서 희망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목에 나오는 75㎝는 일반인과 척추장애인의 키 차이이자,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내미는 팔의 길이다. 상처가 곧 희망이라는 뜻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