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형 2017. 8. 13. 10:11

문학비평용어사전

드라마적인 것/서사적인 것

서양에서는 드라마(drama, 연극)와 드라마적인 것(dramatic, 연극적)을 연관성 있게 사용한다. 삶과 유사하게 만들어진 하나의 통일된 갈등구조(작품)를 드라마라고 하고, 드라마는 아니지만 드라마와 유사한 갈등현상(사태)을 드라마적인 것이라고 한다. '드라마틱한 인생'이니 '드라마틱한 사건'이니 '드라마틱한 체험'이니 하는 것이 이런 유이다. 양자는 매우 깊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양문화에 영향을 끼쳤다. 그리스 사람들은 드라마틱한 상황 속에서 드라마를 성립시켰고, 또한 이후 드라마를 통해서 관중에게 드라마틱한 인생의 진실을 일깨웠다. 즉 연극적 진실은 일상적 진실에 상응한다는 논리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비극론이 실린 『시학』에는 이러한 논리와 개념이 기술돼 있다.

드라마적인 것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볼 때 서사적인 것(epic)은 이야기, 설명, 묘사, 서술, 해설 같은 영역에 해당한다. 갈등하는 행동이기보다는 설명되는 이야기다. 그러나 플롯을 중시하는 연극에서 서사적인 것은 완전히 배제될 수 없으며, 더구나 브레히트의 서사극에서 서사(에피소드)는 드라마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과거형의 사건 즉 서사들은 무대 위에 재현됨으로써 새로운 판단의 신선한 자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자는 반드시 대립항으로서만 작용하지 않는다.(서연호)

[네이버 지식백과] 드라마적인 것/서사적인 것 (문학비평용어사전, 2006. 1. 30., 국학자료원)

참고문헌

  • 빠트리스 파비스, 『연극학사전』, 신현숙 역, 현대미학사, 1999년
  • Martin Banham, The Cambridge Gaide to World Theatr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88년

 

문학비평용어사전

서사구조

[, Narrative structure ]

신화민담, 소설 같은 서사물에서 사건들이 결합하는 방식이나 서로 맺고 있는 연관 관계 또는 질서를 가리킨다. 달리 말해 이야기는 사건들의 결합 방식이나 연관 관계를 통하여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되는 것인데, 이러한 결합 방식이나 연관 관계는 서사물의 표현 층위에서는 숨겨져 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 점에서 서사물 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서사구조를 밝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서사 구조는 일단 사건들이 일어나는 시간적 순서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1) 사건 이전의 평형 단계, 2) 불안이나 자극으로 시작되는 출발 단계, 3) 어떤 행위가 일어나는 진행 단계, 4) 행위의 결과가 나타나는 종결 단계, 5) 사건 이후의 평형 단계 등은 프로프가 제시한, 시간 순서에 따른 서사 구조의 전형적인 예이다. 곧 정적 상태에서 동적 상태로, 다시 정적 상태로 회귀하는 것이 서사라는 것이다.

전통적인 문예학에서 시간 순서에 따른 서사 구조는 [발단--위기--갈등--절정--대단원]의 다섯 단계로 흔히 분석된다. 이러한 다섯 단계와 유사한 것으로, 그레마스는 [시작 연쇄(계약의 파기)--자질 시험(경쟁)--주요 시험 또는 사기(수행)--찬양(희생)--최종 연쇄(새로운 계약)]로 서사 구조를 제시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시간 순서에 따른 서사 구조는 흔히 플롯(구성) 개념과 연결된다. 플롯이란 세부 사건들을 연결하는 이야기의 큰 틀을 가리키는데, 전통적으로 플롯의 구성 원리로 간주되어온 것은 인과 관계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미토스(mythos, 통일되고 완결된 행동의 재현) 개념이나 포스터의 플롯에 대한 논의가 바로 그것이다.

한편 서사 구조는 다층적으로 파악될 수도 있다. 쥬네트나 미키 발 등의 저작에서 보듯이, 서사 구조는 대개 [파불라(fabula)→수제(sujet)→텍스트(text)]라는 세 개의 층위로 분석될 수 있다. 여기서 파불라는 스토리 차원으로서 심층 구조에, 수제는 플롯 차원으로서 중간 구조에, 텍스트는 표현 차원으로서 표층 구조에 각각 해당한다. 이러한 다층 구조에서 파불라는 인물과 사건들이 연관되고 배치되는 질서나 규칙이 나타나는 차원으로, 수제는 스토리 시간과 구별되는 이야기 시간과 초점화가 나타나는 차원으로, 그리고 텍스트에 대한 구조 분석은 구체적인 서술자 및 화법(mood)이 관여하는 차원으로 각각 간주된다.(장수익)

참고문헌

  • 츠베탕 토도로프, 『구조시학』, 곽광수 역, 문학과지성사, 1977년
  • 제라르 쥬네트, 『서사 담론』, 권택영 역, 교보문고, 1992년
  • M. Bal. Narratology : introduction to the theory of narrative. Univ. of Toronto Press, 1985년(『서사란 무엇인가』, 한용환·강덕화 역, 문예출판사, 1999년).
  • A. J. 그레마스, 『의미에 관하여』, 김성도 역, 인간사랑, 1997년

    [네이버 지식백과] 서사구조 [敍事構造, Narrative structure] (문학비평용어사전, 2006. 1. 30., 국학자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