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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자신이 암에 걸리면 어떤 치료를 할까?

손경형 2019. 3. 29. 13:14

시리즈콜라보[책 미리보기] 의사는 자신이 암에 걸리면 어떤 치료를 할까

의사가 암에 걸려도 항암제 치료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

2019.03.25. 08:0119,535 읽음

항암제를 둘러싼 논란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보험 적용이 된다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인정되었다는 의미이므로 당연히 효과가 있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항암제는 부작용 등의 위험이 높은 것에 비해 효과가 적다, 백해무익하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만약 주치의에게 항암제 치료를 권유받는다면 대부분의 환자는 ‘약이 효과를 보일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만약 효과가 없으면 어쩌지?’,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나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 사이에서 흔들릴 것이다. 그렇다면 많은 환자에게 항암제를 투여해온 의사는 항암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와 관련하여 몇 가지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가 있다. 과거에 미국의 UCLA에서 암 전문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약 80퍼센트가 “내가 암에 걸리면 항암제 치료를 받지 않겠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말기 신장암을 극복한 경험이 있는 데라야마 신이치로는 수년 전에 일본 국내외의 의사들에게 익명을 조건으로 “당신이나 당신의 가족이 암에 걸렸을 경우 항암제를 사용하겠습니까?”라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271명 중 270명이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라고 대답했다. 또한 “사용하겠다”라고 대답한 한 명도 “평소에 환자에게 투여하는 것보다 약한 항암제를 사용하겠다”라고 대답했다.
물론 의사라고 해도 저마다 전문 분야가 다르고 가치관도 다르다. 어떤 의사에게 물어보느냐에 따라 대답도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나 역시 의사, 특히 내과나 소화기과 의사들이 “내가 암에 걸리면 항암제는 안 쓸 거야”라고 말하는 것을 종종 들었다. 그것도 한두 명이 아니라 적어도 50퍼센트가 그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왜 의사들은 “항암제를 쓰고 싶지 않다”라고 말하는 것일까?
많은 의사들이 자신이 암에 걸려도 항암제를 쓰지 않겠다고 말하는 이유 중 하나는 ‘항암제로는 암이 낫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 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보기로 하자.
현재 일본에서는 ‘화학요법(항암제, 호르몬제 등을 사용한 치료)’과 ‘외과수술’, ‘방사선요법’을 암 치료의 3대 요법으로 여기고 있다. 항암제 종류는 100가지가 넘는다. 사용 목적이나 투여 방법, 효과의 정도는 각각 다르지만, 대부분은 ‘암세포를 분자 혹은 원자 상태에서 공격해 증식을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항암제는 수술 전에도 자주 사용된다. 암이 조기에 발견되어 아직 작은 경우라면 외과수술로 떼어낼 때가 많지만, 암이 꽤 자란 경우에는 항암제나 방사선으로 작게 만든 다음 수술로 적출하는 방법을 쓴다. 이때 사용되는 항암제로는 암을 작게 줄일 수는 있어도 없애기는 어렵다.
또한 항암제나 치료법의 효과를 나타낼 때 치료율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흔히 치료율을 ‘그 항암제나 치료법을 통해 암이 나은 환자의 비율’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이것은 ‘암이 50퍼센트 이상 작아진 환자의 비율’에 불과하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임상 실험결과 피실험자의 20퍼센트에게서 종양의 크기가 4주 이상에 걸쳐 50퍼센트 이상 작아졌을 경우 그 항암제를 의약품으로 인가해서 보험을 적용한다. 나머지 80퍼센트의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더라도, 그리고 5주째에 종양이 다시 커지더라도 상관없다.
게다가 항암제가 실제로 효과를 발휘할지 어떨지는 투여해봐야 알 수 있다. 각각의 항암제가 어떤 사람, 어떤 상태의 암에 효과를 발휘하는지 알 수 있다면 항암제의 효과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이를 판단하기 어려우며, 어떤 의미에서는 주먹구구식으로 항암제를 투여하고 있다.
외과수술과 방사선요법은 어디까지나 암이 있는 국소부위에 대한 치료법이다. 암이 진행되어 여기저기로 전이 해버리면 기본적으로 3대 요법 중에 항암제 치료만 가능해진다. 수술로 암을 떼어낸 후 온몸으로 퍼졌을지도 모르는 암세포를 공격하기 위해 항암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어떤 암은 항암제를 사용하면 치유나 연명을 기대할 수 있다. 예컨대 백혈병 등 혈액 계통의 암이나 악성 림프종의 일부, 골육종, 소아암 등이다. 위암이나 폐암 등 암세포가 큰 덩어리를 이루는 암에는 효과가 약해서 고작해야 종양을 작게 만드는 정도에 불과하지만, 혈액 또는 골수등에 작게 흩어져 있는 암에는 비교적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반드시 효과가 있다는 보장은 없다. 또 처음에는 효과를 보여도 항암제에 내성이 생기면 효과가 없는 날이 언젠가 찾아온다.
항암제는 환자의 체질이나 암의 상태 등에 잘 맞추면 눈에 띄는 효과를 발휘한다. 또 후두암 등 일부 조기암에 대해서는 방사선요법과 병행해서 사용하면 외과수술과 동등한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항암제만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암은 제한적이며, 재발하는 경우도 있다. 의사들이 ‘항암제로는 암이 낫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인지 모른다.


의사는 자신이 암에 걸리면 어떤 치료를 할까?

저자 가와시마 아키라

출판 끌리는책

발매 2017.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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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암’에 걸리면 어떤 치료를 할까?

의사는 의학 분야의 전문가다. 다양한 치료 방법을 알고 있고, 평소에 전문의들과 교류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자신이 암에 걸리면, 암에 대해 더욱 더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를 찾아낸다. 이 책은 의사들이 자신이나 가족이 암에 걸렸을 때 어떤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지를 알려준다. 저자는 의사 자신이 암 환자가 되었을 때 그들이 선택하는 치료법을 살펴보면서 암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후회하지 않는 치료를 위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