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스타 잘못된 정보 - 마크 아일스 사과
[마크 아일스] 박지성과 이청용에게 사과한다
[스포탈코리아] 짐짓 못 본체 흘려 보내고 싶은 게 있다. 내가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한국인 스타들에 대해 완전히 잘못된 정보를 갖고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꽤 오랫동안 올드 트라포드에서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번 여름에 선수단 전면 개편의 일환으로 박지성을 이적시킬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게 흘러나왔다. 아시아 축구 역사상 가장 훌륭한 업적을 낸 박지성이 올해로 서른 살이 되고, 그리고 이번 시즌에 맨유가 수많은 승리를 기록했음에도 잉글랜드인 누구에게도 깊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자, 이런 이야기는 더욱 보태졌다.
하지만 이는 박지성이 고질적인 무릎 부상 때문에 팀에서 제 자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다소 수준 낮은 팀에서 자신의 놀라운 경력을 계속 이어가고자 할 때에만 퍽 타당성 있는 이야기였다. 게다가 필자는 위기의 순간에 강인한 사람은 이를 정면돌파하기 위해 더욱 더 노력을 기울인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큰 경기를 앞두고 있을 때면 퍼거슨 감독은 검증되고 신뢰할 만한 ‘가신’들에게 의지한다는 사실은 더 이상 비밀도 아니다. 그리고 그 가신 목록에는 확실히 박지성이 포함돼 있다는 것도 이제 사실이 됐다.
지난 일요일에 열린 첼시전은 승리 아니면 죽음뿐이었다. 박지성은 정말 특별한 때에 걸맞은 경기력을 또 다시 보여줬다. 영국 미디어들은 그의 활동량과 효율적인 볼 점유를 침을 튀기며 극찬했다. 그의 팀 동료 역시 경기가 끝나고 박지성 칭찬 대열에 합류했다. 불과 몇 달 전에 클럽을 나갈 것으로 보이는 선수가 맞는 걸까? 전혀 그렇지 않다!
이제 볼턴 원더러스에 있는 박지성의 후계자에 대해 말해보자. 이청용은 아시안컵에서 복귀한 이후 오언 코일 감독의 지시에 따라 드물게 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리복 스타디움에 모인 볼턴 팬들은 매주, 매 경기마다 그를 연호했다.
이청용이 오랜 결장 후에 펄펄 날 것으로 예상됐던 FA컵 준결승전에서 볼턴이 대단히 실망스러운 패배를 기록하면서, 볼턴 팬들은 왜 오언 코일 감독이 지난 2년 동안 수없이 많은 경기를 치른 이청용을 보호했는지 알 수 있었다.
사실 그간 우리 모두는 이청용이 과보호를 받아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 토요일 1-2로 패배한 선덜랜드전에 출전한 이청용은 12개월 전 데뷔 시즌에 EPL에 화려하게 등장했을 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청용은 매우 지쳐 보였고, 창조적이지 못했으며, 축구가 없는 여름 휴식기가 심각하게 필요했다.
당시 경기는 필자를 포함해서 이청용의 1군 팀 복귀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뼈아픈 충격이었다. 또, 젊은 그가 늘 대표팀 경기에 차출되는 것에 더해 3년 째 잉글랜드 프로 축구에 뛰어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놀라운 일이었다.
잉글랜드 축구기자들은 변덕스러운 이들이어서 만약 박지성이 큰 경기에 출전하게 된다면, 예컨대 웸블리에서 열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인 바르셀로나전에 출전한다면, 필자는 아마도 박지성을 칭송하는 대세를 따를 것이다. 그건 저널리스트의 특권이니까.
약간의 휴식을 취한 이청용은 이번 주 블랙풀을 갈기갈기 찢어 놓으면서 자신을 비판하는 입들을 꾹 다물게 할 것이다.
이게 바로 우리가 축구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우리 모두는 저마다 축구를 보는 눈이 있고, 시류에 따라 바뀔 수 있다.
글=마크 아일스(‘볼턴뉴스’ 축구팀장) 번역=이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