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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가스폭발..아들이 母 살해 후 자살
손경형
2011. 6. 29. 11:49
제주 가스폭발..아들이 母 살해 후 자살<연합>
- 지난 27일 일어난 제주시 노형동 다세대건물 가스폭발사고는 아들이 어머니를 우발적으로 살해한 뒤 불을 질러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서부경찰서는 29일 "여러 정황으로 미뤄 어머니 문모(64)씨는 폭발 전 이미 숨져 있었고, 아들 김모(37)씨가 문씨의 사망에 직접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장원석 형사과장은 이날 오전 중간수사결과 브리핑에서 "문씨는 두부 함몰골절이 직접사인이고 김씨는 화재ㆍ가스 중독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문씨는 둔기로 머리 부위를 맞아 살해된 뒤 폭발 화재로 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8일 진행된 부검 결과 김씨는 폭발 화재가 일어나기 직전까지 살아있었고, 현관 출입문의 자물쇠가 잠겨 있는 상태에서 폭발 압력에 의해 뜯겨 나간 점 등으로 미뤄 외부 개입 가능성은 적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평소 집에서만 생활해 왔으며, 문씨는 낮에는 보험설계사로, 밤에는 제주시내 업소에서 주방일을 했으나 24일 오후 10시께 퇴근한 뒤 출근하지 않고 전화 통화도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김씨가 평소 컴퓨터에 지나치게 몰두, 문씨가 걱정을 많이 했다는 주변 진술로 미뤄 문씨가 업소에서 퇴근한 이후 서로 다투는 과정에서 김씨가 문씨를 우발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집 앞에 주차된 문씨의 승용차에서는 김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가 발견됐다. 메모에는 "세상에서 제일 착했던 우리 엄마/정말 미안해요/지옥이 존재한다면 내 몸 영원히 태워주길"이라고 쓰여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2차 현장감식 결과 밀폐된 장소에서 시너의 유증기에 불이 붙으면서 폭발화재로 이어졌으며, 화인은 김씨의 시신이 발견된 의자 밑에서 수거된 일회용 라이터로 추정된다.
발견 당시 문씨는 방안 침대에서 천정을 보고 누워 있었고, 김씨는 거실 화장실 입구에 있는 의자에 앉아 있는 상태였다.
현장에서는 13kg 들이 연료용 부탄가스통 1개, 프레온가스통 2개, 비어 있는 20ℓ들이 시너통 7개, 휴대용 부탄가스통 등이 발견됐지만, 이들 가스가 누출됐거나 연소한 흔적은 없었다.
경찰은 김씨가 시너 등을 입수한 경위와 통화 내역, 보험 가입 여부 등을 확인하는 한편, 범행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둔기를 찾고 있다.
지난 27일 오전 제주시 노형동 다세대건물 폭발화재로 김씨 모자가 숨지고, 손모(75.여)씨 등 2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