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형 2011. 7. 8. 11:45

소말리아 해적들을 소탕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 강화가 절실하다. 소말리아 해적은 15일 아라비아해에서 한국인 8명을 포함해 21명이 승선한 삼호해운 소속 화학물질 운반선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했다. 삼호드림호와 선원들이 석방된 지 2개월여 만에 또 피랍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납치된 금미305호는 아직 억류된 상태다.

미화 950만 달러(약 105억원)를 주고 피랍 217일 만에 해결된 삼호드림호 억류 사태는 선박 피랍 사상 최고 석방금액과 최장 억류기간을 기록했다. 이를 계기로 전 세계 해운업계는 석방금액 급등과 석방협상 장기화를 우려해 왔다.

해적들이 납치한 선박과 선원들을 풀어주면서 받는 몸값은 연간 수억 달러(수천억원)에 육박한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발생한 39건의 선박 피랍 사건 가운데 89.7%를 소말리아 해적이 저질렀다. 전 세계 선박을 대상으로 자행되는 해적질을 막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나서 해상안전 대책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

해적들을 수수방관하는 소말리아에 강한 정부가 들어서도록 국제사회가 정치력, 외교력을 발휘하는 것이 시급하다. ‘국민기업’ 행세를 하는 해적들에게 돈을 대고 배당금을 받는 소말리아 주민들이 해적들과 손 잡지 않도록 인도적 지원 등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소말리아 해적 척결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아프리카연합, 나토 등이 나서야 한다”는 미트로포울로스 IMO 사무총장의 주장은 전방위 공조가 요구된다는 의미다.

소말리아 해적 퇴치 연락그룹(CGPCS)이 지난해 11월 합의한 대로 해적들에 대한 재판권 행사를 인접 국가로 하는 방안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그동안 소말리아 해적들은 케냐 등 인접 국가에서 재판을 받아도 “관할권이 아니다”는 이유로 석방되곤 했다.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서 활동하는 군함 50여척을 적정 수준까지 늘리고, 각국 간 연합훈련을 강화해야 한다. 일본처럼 무장한 보안요원들을 선박에 태우는 것도 방법이다. 우리 정부는 삼호주얼리호와 금미305호의 조속한 석방을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고, 우리 선박 보호활동에도 만전을 기울여야겠다.

 

 
소말리아 해적 소탕, 향후 대책은?

해적 ‘돈줄 차단’ 등 근본적 해결 방법 모색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한 소말리아 해적을 소탕하고 해적 피랍 6일 만에 무사히 선원들을 구조한 우리나라 청해부대의 주도면밀한 작전계획이 연일 화제에 오르고 있다.

24일 해군은 지난 21일 ‘아덴만 여명 작전’을 전격 개시하면서 해군특수전요원(UDT/SEAL)이 진입하기 전에 링스헬기를 이용, 삼호주얼리호의 통신시설을 파괴하며 우왕좌왕하던 해적을 단숨에 진압했다고 밝혔다.

청해부대는 해적들이 다른 해적에게 지원 요청을 할 수 없도록 처음부터 해적들의 위성전화에 대한 감청을 실시하고 통신회사 등의 협조를 얻어 전화를 차단했다. 21일 오전 4시 58분(현지시각) 청해부대에 탑재된 고속단정(RIB) 1척이 최영함(4500t급 구축함)에서 하선하면서 구출 작전이 시작되자 5시 40분 링스헬기가 먼저 삼호주얼리호에 도착해 K-6 기관총으로 레이더와 통신안테나를 파괴해 해적들의 연락수단을 제거했다.

고속단정을 이용한 진압작전에 앞서 최영함이 삼호주얼리호로 근접 기동을 하면서 위협사격을 하고 링스헬기가 출동해 조준, 위협사격을 가해 해적들에게 혼란을 준 것도 작전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삼호주얼리호 선원 21명을 성공적으로 구출한 ‘아덴만 여명 작전’은 이처럼 치밀한 준비와 기만작전의 승리로 평가되고 있다.

소말리아 해적들은 한국군의 공격에 동료 8명이 숨진 데 대한 보복으로 앞으로 한국 선박을 납치하면 선원을 살해하고 배를 불태우겠다고 위협했다.

케냐에 본부를 둔 해사기구인 ‘동아프리카 항해자지원 프로그램’ 운영자는 “해적들이 지금 흥분해 있는 상태여서 어떤 일이든 저지를 수 있겠지만, 그들의 주된 목표는 언제나 돈이었다”며 해적들의 한국인 살해위협이 말로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 정부는 향후 해적들의 보복공격에 대비한 종합적인 안전대책과 국제공조 강화 등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정부 관계자는 24일 “우리 군의 이번 인질구출 작전 성공이 앞으로 해당 지역을 운항하는 우리 선박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전반적인 선박안전 강화 문제와 국제공조 강화, 해적들의 자금추적 등 필요한 대응책을 국토부, 외교부 등 관련 부처들이 함께 검토해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국제사회와 함께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 방식’으로 해적 자금을 차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BDA 방식은 2005년 미국 정부가 마카오의 BDA은행을 ‘돈세탁 우려 은행’으로 지정해 북한 계좌를 동결한 것을 말한다. 정부 당국자는 23일 “문하영 재외동포영사대사가 의장직을 맡고 있는 ‘소말리아 해적퇴치 연락그룹(CGPCS)’이 해적 자금줄을 차단하는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CGPCS는 이를 위해 3월 1일 ‘해적 자금 차단에 대한 전문가회의’를 연다.

 

 

 

밀리터리인사이드 소말리아 해적 소탕한 ‘UDT’는 어떤 부대?

해군 청해부대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 주얼리호’ 선원을 구출하는데 성공하면서 해적 소탕에 활약한 대원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21일 오후, 청해부대에 소속된 해군 특수전여단 대원들이 삼호 주얼리호에 침투, 해적들을 소탕하고 인질들을 구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해적 8명을 사살하고 5명을 생포했으며 우리측 대원들의 피해는 없었다. 붙잡혔던 삼호 주얼리호의 승조원 21명도 모두 구출됐다.

해적들을 소탕하고 승조원들을 구출한 대원들은 해군 특수전 여단 소속으로, 흔히 ‘UDT/SEAL’이라 불린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들은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고도로 훈련된 요원들이다.

UDT는 ‘수중폭파대’(Underwater Demolition Team)의 약자로 상륙작전시 사전에 미리 침투해 해변에 설치된 각종 수중 장애물을 폭파하는 임무를 수행함을 뜻한다. 뒤에 붙은 SEAL도 바다와 하늘, 땅(Sea, Air and Land)을 뜻하는 약자로 육해공을 가리지 않고 각종 특수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 3월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가라앉은 ‘천안함’(PCC-772)의 실종자 탐색임무 중에 순직한 故 한주호 준위 역시 해군 UDT/SEAL 소속으로, 그 역시 청해부대 1진으로 파견됐었다.

무엇보다 특수전여단 대원들은 선박을 이용한 테러나 이번과 같은 납치사건에도 투입될 수 있도록 훈련을 받아 대테러부대 목록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선박내부는 사람이 손을 뻗을 수도 없을 만큼 비좁은 통로와 복잡한 구조 탓에 전투는 커녕 움직임조차 제한된다. 게다가 끊임없이 요동치는 바다 때문에 일반인들은 가만히 서 있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런 환경에서도 여러 대원이 팀을 이뤄 신속하게 움직이고 정확한 사격을 한다는 것은 이들의 훈련량이나 능력을 대변해준다.

이러한 능력을 바탕으로 청해부대에는 해적들을 검문, 검색할 특수전여단 대원들이 함께 파견되고 있으며, 이들이 이번 삼호 주얼리호 구출에 선봉을 맡아 작전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한편 해군 특수전여단은 지난 1955년 미 해군의 UDT과정을 수료한 장교 7명이 1기 교육생 25명을 훈련시키면서 처음 창설됐다. 당시 1기 지원자는 300여 명이었으나 교육을 수료한 인원은 25명 뿐이었을 만큼 훈련이 혹독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1968년에는 폭발물처리반(EOD)가 창설됐으며, 76년에는 특수전(SEAL)임무도 추가됐다. 지금과 같은 여단급 규모를 갖춘 것은 지난 2000년 1월 1일이다.

사진 = 해적 검색임무 중인 청해부대 대원들 (자료화면)

서울신문 M&M 최영진 군사전문기자 zerojin2@seoul.co.kr

 

 

 

  • 의식을 완전히 회복한 석해균(58) 삼호주얼리호선장을 격려하고 쾌유를 기원하기 위한 각계 인사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오 특임 장관과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원희목 한나라당 의원은 1일 오후 석 선장이 입원해 있는 수원 아주대병원 3층 중환자실을 찾아와 석 선장의 쾌유를 기원하고 의료진을 격려했다.

    이들은 목숨 걸고 선원에게 배를 고장내라고 지시했다는 석 선장의 얘기를 듣고 “용기가 대단하신 분이다. 살아줘서 너무 고맙다”며 석 선장을 격려했다.

    이에 앞서 오전에는 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석 선장 병실을 찾아와 석 선장과 가족들을 격려했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석 선장이 어제 언론과 한 인터뷰 장면을 노트북을 통해 봤다”며 “‘잘 나오셨네요’라고 말하니까 ‘허허허’하고 웃더라”고 전했다.

    석 선장은 현재 언론과의 인터뷰가 이뤄진 28일보다 활기차게 대화를 나누고 활력 징후도 정상상태라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병원 관계자는 “이번 주말 석 선장이 일반 병동으로 옮겨가고 본인과 가족 동의가 있으면 지금보다 자유롭게 병문안을 할 수 있어 찾는 분들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원=김영석 기자
  •  

     

    청해부대, 해적 피랍위기 한국상선 구출  지난 7월 2일 '아젤리아호' 접근 해적의심선박 퇴치 (2011년)

     

       
     △청해부대 7진으로 파견된 4400t급 구축함 충무공 이순신함.
       

    청해부대 7진 충무공 이순신함이 2일(현지시간) 해적에게 피랍위기에 있던 'STX 아젤리아호'를 구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합동참모본부는 4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청해부대는 2일 오후 7시쯤 한국선사소속 '아젤리아호'에서 해적자선 의심선박 3척이 접근한다는 상황을 접수하고 링스헬기를 출동시켜서 해적 의심선박을 퇴치했다고 밝혔다.

    급박한 상황을 보고 받은 청해부대는 링스헬기를 이륙하고 현장에 33분만에 현장도착한것으로 알려졌다.
    이붕우 합참공보실장은 "출동 당시 빛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아젤리아호의 뒷 편에 해상 신호탄 3발을 투하하고 이때 아젤리아호에서 레이더에 의심선박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안전이 확보되자 청해부대는 임무를 복귀했다"고 당시 긴급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집트에서 싱가포르 항으로 이동 중이었던 아젤리아호는 한국인 4명, 선장을 포함해서 한국인 4명, 필리핀 선원 18명,영국인 2명 등 총 24명이 승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뉴스통신

     

     

    “죄의식 없던 해적들… 한국 와서 잘못 깨달아”

    서울신문 | 입력 2011.09.03 05:01

    [서울신문]지난 1월 너무나도 생소한 아프리카 범죄자 5명이 국내에 압송됐다.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했다가 '아덴만의 여명' 작전으로 소탕됐던 해적단 중에 살아남은 자들. 평생 교육이란 걸 받아본 적 없는 문맹(文盲)의 그들이 한국에 와서 비로소 자기나라 글을 깨치고 있다.

    그들에게 '파르바쇼'(소말리아 글)를 가르쳐 주는 사람은 부산구치소의 박흥열(44) 교도관이다.

    ●8일 상고심 선고공판 단독통역으로

    박 교도관이 처음 세간의 관심을 끈 것은 지난달 22일 부산고법에서 열린 석해균 선장 총격 용의자 마호메드 아라이(23)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였다. 통역사가 지각을 하는 바람에 졸지에 그가 나서게 됐다. 이날 활약으로 박 교도관은 오는 8일 열리는 나머지 해적들에 대한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단독통역으로 나선다.

    "해적들이 수감되기 전에는 소말리아가 아프리카 어디쯤에 있는 나라인지도 몰랐어요. 그런데 제가 구치소 내 해적 전담반이 됐어요. 최소한이라도 말이 통해야 해적들을 관리하고 인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올 2월부터 공부… 매일 4~5시간씩 대화

    올 2월에 시작한 외국어 공부인데, 불과 7개월 만에 법정에서 통역하고 글을 가르칠 정도로까지 발전시켰다는 사실이 놀랍다.

    "해적들이 말은 되어도 글을 읽거나 쓸 줄을 전혀 모르니, 파르바쇼 공부 초기에 저한테 아무 도움이 안됐어요. 국내에 소말리아 관련학과는 물론이고 책 한권 나와 있는 것도 없고. 결국 해외 인터넷 서점을 이용해 교재를 구입했지요."

    어느 정도 기본적인 내용을 익히고 난 뒤에는 해적들과 대화를 통해 실력을 향상시켰다. 매일 4~5시간씩 대화를 했다. 그의 노력이 닿았을까, 해적들은 현재 구치소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엔 박 교도관에게 파르바쇼 외에 한글도 배우고 있다.

    "해적 중 한명이 저에게 '나중에 다른 교도소에 가게되면 선생님(해적들은 박 교도관을 그렇게 부른다)에게 꼭 편지를 써서 보내겠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박 교도관은 해적선에서 요리사로 일하던 압둘라 후세인 마하무드(20)가 재판 과정에서 화려한 언변으로 '입으로 요리하는 요리사'란 별명을 얻었던 것처럼 해적들 대부분 밝은 성격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가족들이 그립다는 말을 많이 하지요. 소말리아에 있는 엄마, 아빠, 동생이 보고 싶다고. 자기 나라가 내전 상태에 있어 언제 죽을지 몰라 너무나 불안했다는 말도 하고요. 최소한의 생활도 보장되지 않는 참담한 현실이 이 젊은 아이들을 흉악한 범죄로 내몬 주된 이유였음은 분명한 것 같아요."

    그는 "해적들이 과거에는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큰 죄의식이 없었지만 한국에 와서는 그것이 엄청난 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그들이 새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 기회를 얻게 됐으면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바람도 있다."고 말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