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료/♣스크랩자료
북극사람의 뇌가 적도사람보다 크다?
손경형
2011. 7. 30. 19:13
[과학TALK] 북극사람의 뇌가 적도사람보다 크다?
하지만 최근 과학자들이 이 주장의 오류를 밝혀냈다. 위도가 높아질수록 뇌의 크기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더 잘 보기 위한 것일 뿐 지능과는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영국 옥스포드대의 진화인류학자인 로빈 던바(Dunbar) 교수팀은 지난 27일 영국 왕립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바이올로지 레터스(Biology Letters)’에서 “위도가 높은 곳에 살 수록 안와(眼窩, 눈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뼈)와 뇌의 크기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빛이 부족하면 눈과 뇌의 시각처리 부분이 발달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12개 국가에서 수집한 55개의 두개골을 대상으로 안와와 뇌의 크기를 조사했다. 조사 대상은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케냐, 호주까지 위도별로 다양했다.
조사 결과 위도가 가장 높은 스칸디나비아에 사는 사람들 뇌의 평균 부피는 1484㎖로 가장 컸다. 적도 지역 미크로네시아인의 뇌 부피는 1200㎖로 가장 작았다. 눈동자의 부피 역시 스칸디나비아인이 26.83㎖인데 비해 미크로네시아인은 21.83㎖로 나왔다.
연구진은 이런 차이가 위도에 따라 빛의 세기가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도가 높은 지역은 적도에 비해 햇빛이 약하다. 눈동자가 넓으면 눈이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다. 망막이 크면 사물을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다. 또 시신경과 뇌의 시각중추가 커야 약한 빛으로도 사물을 잘 볼 수 있다.
실제로 햇빛이 풍부한 낮에는 사람들의 사물을 보는 능력이 위도에 따라 큰 차이가 없지만, 빛이 부족한 새벽이나 황혼 무렵에는 위도가 높은 곳에 사는 사람일수록 사물을 보는 능력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던바 교수는 “인간은 불과 수만년 전에 유럽과 아시아의 고위도 지역에 살게 됐다”면서 “그사이 놀랍도록 빠른 속도로 시각시스템을 위도에 맞게 적응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빛 환경에 따라 눈의 크기가 달라지는 것은 다른 동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야행성 동물은 대부분 눈이 크다. 빛이 약한 밤에 가능한 한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다. 빛이 부족한 새벽 일찍 깨어나 우는 새들도 눈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