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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태국대사 부인 ‘의문의 죽음’

손경형 2011. 9. 21. 11:24

 

주한 태국대사 부인 ‘의문의 죽음’

서울신문 | 입력 2011.09.21 03:20 | 누가 봤을까?

[서울신문]지난 19일 오전 9시 29분쯤 급성 장폐색증으로 숨진 차이용 삿지파논 주한 태국대사의 부인인 신티나트 삿지파논(53)의 사망 원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태국대사관 측은 진료를 맡았던 순천향대병원의 응급조치 미숙으로 신티나트가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병원 측은 자연사로 처리, 병원비 수납을 요구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의료분쟁뿐 아니라 외교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마저 제기하고 있다.

20일 태국대사관에 따르면 신티나트는 지난 15일 한 대사관에서 열린 파티에 갔다가 심한 복통이 일어나 순천향대병원을 찾았다. 병원 측은 신티나트가 단순히 배에 가스가 찬 것으로 진단, 3~4일 정도 입원토록 했다. 그러나 17일 X선 촬영을 하기 위해 20분가량 대기하던 신티나트는 갑자기 힘이 빠져 설 수도 없는 등 증세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곧바로 중환자실로 옮겨졌지만 19일 오전 숨을 거뒀다. 담당의사는 사망전 응급조치를 제대로 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뜻을 유가족 측에 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병원 측의 사망진단서에는 신티나트가 자연사한 것으로 기록됐다. 태국대사관 관계자는 "명백한 의료사고인데도 병원 측은 응급처치 및 입실비용으로 1800만원을 청구했다."면서 "법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티나트는 평소 헬스클럽에 다니며 운동을 즐기는 등 건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재억 전문기자·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태국 대사 부인 의문사 미궁에 빠지나

서울신문 | 입력 2011.09.26 03:03

 

[서울신문]지난 19일 급성 장폐색증으로 인한 복통으로 입원했다 돌연사한 주한 태국 대사 부인 티띠낫 삿찌빠논(53)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그러나 티띠낫의 진료기록에는 명확한 사인이 기록돼 있지 않아 사망을 둘러싼 의문은 계속 증폭되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26일 고소인측 조사를 시작으로 피고소인인 담당 의사와 병원 부원장 등을 불러 티띠낫의 사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25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 측이 시신 부검을 거부하고 장례식까지 치렀기 때문에 당시 진료기록을 바탕으로 의료진을 불러 조사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필요하면 대질신문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순천향대병원 측이 작성한 티띠낫의 의무기록을 서울신문이 단독 입수해 분석한 결과, 사망원인을 확인할 만한 뚜렷한 단서는 기록되지 않았다. '심장정지 패혈성 쇼크 등으로 인한 자연사'로만 기록돼 있을 뿐이다. 의무기록에 따르면 티띠낫은 최초 입원당시 복통 이외에는 신체 기능이 모두 '정상'이었다.

문제는 X선 촬영을 하다가 발생했다. 티띠낫이 의식을 잃고 갑자기 쓰러진 것이다. 남편인 삿찌빠논 대사는 부인이 중환자실로 옮겨지기까지 30~40분간의 처치 지연이 있었다고 주장했고, 병원 측은 지연 시간이 6~10분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헬퍼'(helper)라 불리는 병원 직원이 환자의 이동을 돕지 않아 보호자가 직접 휠체어로 티띠낫을 중환자실로 옮겨 지연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의료기록과 유족 주장이 일치하고 있다. 의무기록에도 '이송 delay(지연)'라고 기록돼 있기 때문이다. 티띠낫의 의무기록을 살펴본 한 소화기 전문의는 "의무기록만 봐서는 의료사고임을 입증하기 어렵다. X선을 찍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상황이 구체적으로 어땠는지가 핵심인데 그 부분이 빠져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9년전 '가정주부 변사' 재수사 2개월째 답보
경찰 "목격자도, 증거도 없어 답답한 상황"
연합뉴스|
황정현|
입력 2011.10.22 07:02 |수정 2011.10.22 08:13
 
 
(청주=연합뉴스) 황정현 기자 = 9년 전 부패한 시신이 발견되며 청주를 발칵 뒤집어놨던 '수곡동 가정주부 변사사건' 수사가 재개됐지만 실마리가 풀리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은 2002년 6월 가정주부 강모(당시 43)씨의 시신이 자신의 집 3층 옥상 물탱크 옆에서 실종신고 이후 23일만에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시신 부패 정도가 심해 사망 원인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발견 당시의 자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기에는 너무 어색하고 강씨 통장에서 돈까지 인출됐다는 점에서 경찰은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에 착수했다.

용의자를 찾지 못한 채 9년이 흐르면서 잊혀지는 듯 했지만 최근 한 방송이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지난 8월 25일 경찰 수사가 재개됐다.

22일 청주 흥덕경찰서에 따르면 피해자 예금 1천여만원을 인출하는 장면이 찍힌 CCTV와 사건 당시 집전화 통화 내역을 중심으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나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9년이나 흐른데다가 목격자나 증거도 전혀 없어 수사의 폭을 좁혀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재수사 후 2개월간 'CCTV에 찍힌 용의자와 닮은 사람을 알고 있다'는 제보도 5건이나 접수됐지만 이 사건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현장이 보존된 것도 아니고 목격자 등 범인을 추측할 만한 자료도 전혀 없어 수사에 진척이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하며 "그러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가능성이란 '단순강도에 의한 살인'이거나 '원한이 있는 지인의 소행' 혹은 '누군가가 제3자를 시켜 죽였을 가능성이 있는 살인 교사' 등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9년 전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수준이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금전이 목적인 강도라면 시신을 유기하기보다 도주에 급급했을 것이고, 원한관계가 있는 지인이라면 살인이 목적이기 때문에 굳이 피해자 명의의 통장에서 돈을 인출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또 살인 교사였다면 살해 후 시신을 굳이 집 옥상까지 끌고 가 방치할 필요가 없었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낮다는 추측도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증거도, 목격자도 없는 상황에서 가장 절실한 것은 CCTV화면에 찍힌 용의자를 찾아내는 일"이라며 "화면에 찍힌 사람이 범인은 아닐지라도 범인과 깊게 연관된 관계라고 보고 끝까지 찾아내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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