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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야생동물 사진 ‘과일 따러 가는 오랑우탄’

손경형 2016. 10. 19. 16:12

경향신문

 

‘2016 올해의 야생사진’ 대상은 보르네오섬의 야생 오랑우탄을 사진에 담은 팀 라만에게 돌아갔다. |영국 자연사박물관 홈페이지

영국 자연사박물관과 BBC가 공동 주최하는 ‘2016 올해의 야생사진’ 대상은 보르네오섬의 야생 오랑우탄을 사진에 담은 팀 라만에게 돌아갔다.

미국 태생인 라만은 생물학자이자 야생동물 사진작가다. 그는 보르네오섬 열대우림에서 오랑우탄을 찍기 위해 다양한 각도로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했다. 야생 오랑우탄은 사람을 극도로 피하기 때문에 라만은 오랑우탄을 카메라에 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숲에서 본 젊은 수컷 오랑우탄이 무화과를 따기 위해 다시 돌아올 것이라 생각하고 무화가 나무 위에 고프로 카메라 몇 대를 설치했다. 고프로 카메라는 라만이 땅에서 버튼을 누르면 원격으로 사진이 찍히도록 조정돼 있었다.

무화과나무 숲에서 3일을 기다린 끝에 라만은 오랑우탄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고프로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 마치 하늘에서 오랑우탄을 내려다보는 듯한 사진을 얻게 됐다.

사진을 심사한 루이스 블랙웰은 18일(현지시간) “오랑우탄의 생태는 잘 알려져 있지만 생생한 현장을 새로운 시각으로 담은 사진은 없었다”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진 라만의 사진은 숲을 파괴하는 것을 막는 활동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라만은 열대우림 생태 연구로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작가로도 활동했다. 올해 야생동물 사진 콘테스트에는 95개국에서 5만 장이 넘는 사진이 출품됐다. 라만의 작품을 포함해 총 10점이 우수작으로 선정됐다.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전’은 오는 21일 영국 자연사박물관에서 열린다.



■‘감동’ 부문 수상작

멕시코 칼리포르니아 만에 있는 에스피리투산토 섬 앞바다에서 사진작가 루이스 하비에스 산도발이 어린 캘리포니아 바다사자를 카메라에 담는 동안 호기심 많은 바다사자가 바닥에서 건진 불가사리를 산도발에게 건넸다.

 

사진작가 루이스 자비에스 산도발이 어린 캘리포니아 바다사자를 카메라에 담는 동안 호기심 많은 바다사자가 바닥에서 건진 불가사리를 산도발에게 건네고 있다. |영국 자연사박물관 홈페이지



■‘흑백사진’ 부문 수상작

유라시아 참새올빼미가 짝을 잃은 뒤 몸을 웅크리고 있다. 유라시아 참새올빼미는 가을부터 봄까지 암수가 짝을 이뤄 지낸다. 사진작가 매츠 앤더슨은 “짝을 이뤄 지내던 참새올빼미 중 한 마리가 바닥에 죽은 채로 발견됐고 이후 다른 한 마리가 마치 슬퍼하는 듯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고 밝혔다.

 

유라시아 참새올빼미가 짝을 잃은 뒤 몸을 웅크리고 있다. |영국 자연사박물관 홈페이지



■‘세부묘사’ 부문 수상작

브라질 렌소이스 마라넨시스 국립 공원에 비가 내리자 모래에 물이 고이면서 사구 계곡에 물과 모래가 섞이지 않는 여래 개의 층이 형성됐다. 이 현상을 사진으로 포착한 루디 세바스찬은 “몇 주 뒤 다시 이 곳을 찾았을 때 모래층 현상은 사라지고 없었다”고 밝혔다.

 

브라질 렌소이스 마라넨시스 국립 공원에 비가 내리자 모래에 물이 고이면서 사구 계곡에 물과 모래가 섞이지 않는 여래 개의 층이 형성됐다. |영국 자연사박물관 홈페이지



■‘도시’ 부문 수상작

인도 뭄바이 제이 간디 국립공원 인근 도심에서 한밤중에 표범 한 마리가 먹이를 찾으러 마을로 내려온 모습을 나얀 카놀카르가 카메라에 포착했다.

 

인도 뭄바이 제이 간디 국립공원 인근 도심에서 한밤중에 표범 한 마리가 먹이를 찾으러 마을로 내려온 모습을 나얀 카놀카르가 카메라에 포착했다. |영국 자연사박물관 홈페이지



■‘수중’ 부문 수상작

남태평양 서부에 위치한 팔라우 인근 해안에서 수천마리의 적도미 무리가 산란기를 맞아 난자와 정자를 바다에 뿌리는 모습을 사진작가 토니 우가 포착했다.

 

남태평양 서부에 위치한 팔라우 인근 해안에서 수천마리의 적도미 무리가 산란기를 맞아 난자와 정자를 바다에 뿌리고 있다. |영국 자연사박물관 홈페이지



■‘식물’ 부문 수상작

게암나무에서 꽃가루가 휘날리는 모습을 이탈리아 북부에서 사진작가 발터 비노토가 어두운 배경을 활용해 사진 속에 담았다.

 

게암나무에서 꽃가루가 휘날리는 모습을 이탈리아 북부에서 사진작가 발터 비노토가 포착했다. |영국 자연사박물관 홈페이지



■‘젊은 야생동물 사진가’ 부문 수상작

17세 이하 사진가들이 경쟁하는 ‘젊은 야생동물 사진가’ 부문에는 영국 런던 발렌타인 공원에서 어둠 속 까마귀의 윤곽을 포착한 기드온 나이트가 상을 받았다. 그는 사진을 찍기 위해 까마귀가 쉬고 있는 나무 반대편 경사로에 서서 달을 배경으로 멋진 윤곽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17세 이하 사진가들이 경쟁하는 ‘젊은 야생동물 사진가’ 부문에는 영국 런던 발렌타인 공원에서 어둠 속 까마귀의 윤곽을 포착한 기드온 나이트가 상을 받았다. |영국 자연사박물관 홈페이지



■‘싱글 이미지’ 부문 수상작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의 한 항구에서 4000마리가 넘는 천산갑이 냉동돼 있는 모습을 사진작가 폴 힐튼이 카메라에 담았다. 천산갑을 비롯해 개미핥기 등 희귀동물들의 사체는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전통 약재로 팔린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의 한 항구에서 4000마리가 넘는 천산갑이 냉동돼 있는 모습을 사진작가 폴 힐튼이 카메라에 담았다. |영국 자연사박물관 홈페이지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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