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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

손경형 2017. 3. 29. 08:57

[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 #2. 내 몸을 내가 간지럽힐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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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

공식

2017.03.06. 05:505,793 읽음

는 간지럼을 정말 잘 탑니다. 하지만 절대 저를 간지럽힐 수 없는 사람이 있죠. 그 사람의 손길만큼은 간지럽지 않아요. 누군지 눈치 채셨나요? 네, '그 사람'은 바로 접니다. 혹시 자기 몸을 스스로 간질여 본 적이 있나요? 한 번 해보면 알겠지만 웃지 않을 게 틀림없습니다. 절대 통하지 않아요.
찰스 다윈도 이미 자기 몸을 간질이는 경우에는 놀라게 하는 요인moment of surprise이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우리는 이제 곧 발바닥이나 겨드랑이에 근질거리는 것이 와 닿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출처: From 1998 article by Jayne-Blakemore, Wolpert and Frith

그래서 런던 대학College Lodon의 신경과학자인 사라 제인 블랙모어Sarah-Jayne Blakemore1998년에 시작과 실제로 간질이는 과정 사이에 임의적인 시간차가 나는 간질이는 기계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로써 간지럼을 타는 데 반드시 필요한 예측 불가능성을 이루어냈지요. , 보세요! 이 기계로 마침내 인류의 오랜 염원인 스스로 간질이기가 가능하게 된 겁니다.

이밖에도 여러 실험을 통해서 그녀는 우리 뇌가 스스로 유발한 행동에서는 이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반응을 고려해야 하는지 알고 있어서 예방 차원에서 뒤이어 일어날 자극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 우리의 뇌는 스스로 유발하는 자극이 예상될 때는 무반응 상태로 돌려놓습니다. 간질이기뿐 아니라 스스로 꼬집거나 울부짖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뇌는 왜 자기 자신의 행위를 무시할까요? 거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외부에서 오는 신호를 받아들일 통로 비워 놓기

뇌에게는 자신이 하는 일보다는 자신보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 우선권을 가집니다. 만약 스스로 유발한 자극이 뇌에 지나친 부담을 주어 주변의 자극을 제때 인지하지 못했다면 진작 맹수에게 죽임을 당해 멸종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우리 자신 환경주변 환경을 구분하기

우리 자신과 환경을 구분하려는 뇌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간편한 실험이 있습니다.
우선 아무 책이나 펼쳐 들고 이리저리, 아래위로 흔들어 보기 바랍니다. 당신은 책 속 구절을 읽을 수 있나요? 엄청 힘들 겁니다. 그렇다면 이제 책을 흔드는 대신 머리를 흔들어 보세요. 이제는 글을 읽기가 어떤가요? 읽을 수 있지요? 이것이 전정안구반사vestibulo-okuläre Reflex입니다. 당신이 머리를 움직이면, 뇌는 그것이 얼마나 빠르게 어느 방향으로 향하는지 압니다. 그래서 그 변화를 정반대되는 눈의 움직임을 통해 보정하는 것이죠.

이렇게 뇌는 능동적인 움직임과 외부의 작용에 의해 일어나는 움직임을 구분합니다. 예컨대 당신의 손이 컨베이어벨트에 의해 옮겨지느냐 아니면 당신이 몸소 팔을 밀어 옮겨 놓느냐는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근육을 조정해 능동적으로 움직일 때, 우리의 뇌는 ‘수출신호복사Efference copy'라고 불리는 백업 데이터를 따로 만들어서 전송합니다. 즉, 당신의 뇌는 늘 당신 자신이 유발하는 모든 것에 관해 정확히 알게 됩니다. 이로써 ‘나야!’ 하고 알려주는 자신의 행동과 자체적으로 알리지 않고 외부에서 일어나는 조작을 구분하기 위한 대단히 효과적인 수단을 얻습니다. 백업 신호가 없다면 외부에서 일어난 조작이고, 백업 신호가 있다면 스스로가 조작해서 일어난 행동의 결과라는 것을 늘 알고 있는 것이죠.

이로써 우리 뇌는 나야!’ 하고 알려주는 자신의 행동과 외부에서 일어나는 조작을 구분하기 위한 대단히 효과적인 수단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장동선 지음 | 염정용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