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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미군, 고엽제 매립 파문 확산

손경형 2011. 5. 20. 16:46

 

한 미군, 고엽제 매립 파문 확산

'다이옥신계 독극물', 인체에 암 등 치명적 질병 유발…정치권 진상 규명 촉구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주한 미군이 1978년 경북 칠곡 '캠프 캐럴'에 맹독성 고엽제를 불법 매립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고엽제가 인체에 치명적인 위해를 가하는 독극성 물질이기 때문이다.

◇환경부 20일 환경 조사 착수=환경부는 20일 해당 지역에 대한 환경 조사에 나섰고, 주한 미군도 고엽제 의혹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환경부는 이날 오전 국립환경과학원, 한국환경공단 등 산하기관과 환경 전문가 등 10여 명으로 구성된 조사팀을 현장에 보냈다.

환경부는 미군 기지 주변 환경 상황이나 지하수 흐름 등을 보고 구체적 조사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국무총리실도 고엽제 매몰에 대한 진위 여부를 파악하고 오염 방제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관계기관회의를 개최한다. 외교통상부와 국방부, 행정안전부, 환경부 등이 참석한다.

◇ 정치권 진상 파악 요구, 미군도 대책 마련 나서=정치권도 진상을 파악하고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당·청 조찬 회동에서 미국이 지난 78년 고엽제 드럼통을 왜관 미군기지에 묻었다는 보도와 관련,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민주당도 철저한 실태 파악과 더불어 미군 측의 책임있는 사과와 처벌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한 미8군 사령부도 반발이 확산되자 이메일 보도자료를 내놓고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할 경우 반드시 실시할 것"이라며 "사후조치 등에 신중을 기하기 위해 환경 전문가들에게 자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 육군은 건강과 환경 위험 가능성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고엽제 인체영향 어떻길래?='에이전트 오렌지'란 미군이 베트남 전쟁에서 밀림을 제거할 때 사용한 강력한 다이옥신계 제초제(고엽제)다. 고엽제가 살포된 삼림지역은 몇 시간 만에 잎이 타들어갈 만큼 독성이 강했다. 미국은 1962년부터 1972년까지 10년간 총 1900만 갤런의 고엽제를 베트남전쟁에 사용했다.

그리고 지난 1999년에는 주한미군이 1960년대 말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 이남 지역에 고엽제를 집중 살포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기도 했다.

고엽제 주원료로 사용된 다이옥신은 인간이 만든 물질 중 가장 위험하다고 알려진 무색무취 독극물이다. 다이옥신은 아주 적은 양을 흡수해도 인체에 치명적이다. 한번 흡수되면 인체에 반영구적으로 쌓여 쉽게 배출되지 않는다.

고엽제는 인체는 물론 토양과 생태환경에 치명적 영향을 끼친다. 고엽제는 농작물과 지하수를 통해서도 인체에 누적될 수 있다. 고엽제가 인체에 쌓이면 20~30년 후 암은 물론 치명적 질병을 유발한다.

고엽제 후유증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말초신경병이다. 이 밖에 당뇨병, 폐암, 버거병, 후두암, 염소성 여드름, 비호지킨 임파선암 등도 보고됐으며, 기형아 출산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세계는 1971년부터 고엽제 사용을 금지했다.

 

 

 

"미군 부대 안에서 물마시고 일하고…찜찜" 노컷뉴스 |CBS사회부 조혜령 기자]

경북 왜관에 이어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옛 미군부대 '캠프 머서'에도 화학물질이 매립됐다는 새로운 증언이 나오면서 인근 주민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25일 오전 10시 부천시 오정구 오정동 1121부대 앞. 자전거를 타고 부대 녹색 철문 앞을 지나던 이종명(78) 씨가 초소 내 군인들을 힐끗 바라봤다.

부천시청 소속 미화원이었던 이 씨는 지난 1992년 미군부대가 떠난 직후 "약품을 묻어놨다는 얘기를 암암리에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내 구역이 미군 부대 앞까지였는데 미군들 가고 난 뒤 약품인가 뭔가를 묻어놨다는 얘기를 듣기는 들었어. 나중에 쉬쉬하더라고. 월남(베트남)에서 쓴 약이 굉장히 몸에 나쁘잖아."

13만 평(40만㎡) 규모의 부대는 지난 1954년 7월부터 1992년 9월까지 미군 44공병대대가 38년 동안 머물렀다. 현재는 육군 수도군단 1121 공병부대가 주둔 중이다.

미 공병단 44공병대대 547 중대원으로 근무했다는 레이 바우스는 지난 1964년 위병소 오른쪽에 위치한 저장창고 뒤 언덕에 구덩이를 파고 화학 물질 수백 갤런을 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농경지가 대부분이었던 부대 주변은 90년대 들어서며 빌라와 연립주택이 들어선 주택가로 변했다. 현재 오정동에는 모두 8천332세대 2만3천404명이 거주하고 있다.

오정동에서 36년을 산 심순남(68) 씨는 화학약품 매립 소식에 찜찜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1978년 미군 부대 주둔 당시 미군기지 내 세탁소에서 일했던 심 씨는 "일 다니면서 그 안에서 생수 마시고 그랬다"며 "그 생각만 하면 몸도 안 좋은 것 같고 비위가 상한다"고 눈살을 찌푸렸다.

"지인 소개로 미제 장사하려고 들어갔어. 그 안에서 5년 동안 일했는데도 눈치를 못 챘지. 계속 거기 물 마시면서 일 다녔으니까. 많이 찝찝해. 걱정되고."

또 다른 주민 송윤정(41) 씨는 "5살 아들을 키우는데 땅 속에 좋지 않은 물질이 지나다닐거라고 생각하면 불안하다"며 "정부 당국이 당연히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씨는 또 "부대 이전 계획이 예전부터 나온 만큼 이번 기회에 아예 부대 이전 계획을 빨리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국방부와 육군, 환경부 등은 캠프 머서에서 현장답사를 실시했다.

현장 방문에는 국방부 환경팀과 환경부 토양지하수과, 한국농어촌공사 전문가 등이 참여했다.

현장을 찾은 부천시 관계자는 "군부대다 보니 접근이 쉽지 않다"며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앞으로 국방부 등의 협조를 받아 지하수 37개소에 대한 수질 오염 검사와 토양 오염 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TCE·PCE(트리 클로로 에틸렌·테트라 클로로 에틸렌) 등 맹독성 발암물질
홍희덕 의원 “美기지 주변 지하수 전수조사를”  --> 박용준 기자
경북 칠곡 미군기지 ‘캠프캐럴’에서 검출된 맹독성 발암물질인 트리 클로로 에틸렌(TCE)과 테트라 클로로 에틸렌(PCE) 등이 부평 미군기지 ‘캠프 마켓’주변에서도 검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TCE와 PCE 등은 공업용 용매로 백혈병, 림프종, 뇌질환, 간암 등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로 섬유나 금속 세척, 반도체 이물질 제거에 사용되며 물에 잘 녹지 않고 휘발하는 성질이 있으며 섭취시 중추신경을 억제, 마취작용을 일으킨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지난 2009년 환경부의 캠프 마켓 ‘2단계 환경기초조사’를 검토한 결과 결과 캠프 캐럴에서 검출된 것으로 확인된 맹독성 발암물질인 TCE와 PCE 등이 캠프 마켓 주변에서도 검출됐다고 26일 밝혔다.

환경부는 지난 2009년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에 따라 부평구가 실시한 1차 조사 결과 오염이 심각하다고 예상되는 캠프 마켓 주변 87개 지점에 대해 토양과 지하수 오염 조사를 진행했다.

토양 조사 결과 캠프 마켓 주변 A~E구역 중 A(기지 동쪽), B(기지 북쪽), C(기지 서쪽) 등 3개 지점에서 TPH, 벤젠, 크실렌 등과 중금속 등에 오염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발암물질인 TCE는 캠프 마켓 기지의 북쪽 측면 2개 지점에서, PCE는 캠프 마켓 동쪽측면 1개 지점에서 검출됐으며, 오염수치는 보고서에 명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TCE과 PCE 등의 오염 요인에 대해 규명이 어렵다고 분석했지만, 잇따라 다른 미군기지에서 독성물질 폐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폐차장물류창고 등으로 사용된 캠프 마켓 역시 맹독성 발암물질 매립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홍 의원은 “반환 미군기지는 물론 과거 미군기지가 운영됐던 지역과 현재도 운영되고 있는 전체 미군기지 주변 지하수 전수 조사를 즉각 실시해야 한다”며 “발암성 화학물질을 무단으로 폐기하고 처리한 건 사고가 아닌 명백한 범죄이니만큼 SOFA를 벗어나 한국 측이 주도적인 조사권을 발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ekgi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