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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 살인범,

손경형 2011. 9. 1. 10:51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까지 죽였어요"

   


▶1-3-2 날짜, 기자

2011-08-29 07:00 CBS 조혜령 기자

▶1-4-1 기사 내용

지난 6월 75살 노모를 아파트 베란다에 떠밀어 살해한 장모(40)씨. 그는 오랫동안 정신질환을 앓아온 '환자'였다. 해마다 정신질환 범죄 건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재범을 줄이기 위한 체계적인 의료 서비스는 전무한 수준이다.

별다른 죄책감이나 의식없이 자신의 가족과 이웃들에게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정신질환 범죄자들. 사회는 이들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CBS는 정신질환 범죄자의 실태를 네 차례에 걸쳐 조명하고 대안을 모색해 본다.[편집자 주]


시리즈 게재 순서
1. 재범률 높은 정신질환 범죄자 실태
2. 정실질환자 범죄 양산하는 교도소
3. 국내 유일 정신질환 범죄자 치료소 '공주 치료감호소'' 가보니
4. 정신질환 범죄자, 이중 편견에 두 번 운다


 

"제가 한 일을 몰라요. 한번도 아니고 두번씩이나 그랬다는데..."

31살이었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 평범하게 일용직 근로자로 살아오던 박진수(51,가명)씨는 어느날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했다.

사건 이후 공주의 치료감호소로 보내진 박씨는 그곳에서 4년 6개월 형을 살고 출소했다.

그러나 끝이 아니었다. 이후 박씨는 어머니마저 살해했고 또다시 치료감호소에서 13년의 세월을 보냈다.

"기억이 안나는데요. 갑자기 일어난 일이었어요. 그냥 담담합니다."

현재 전자발찌를 차고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박씨는 "매일매일 약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조정민(36,가명)씨도 집에 있던 흉기로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했다.

아버지가 자신을 보고 '취업을 하지 않고 집에서 빈둥빈둥 논다'고 잔소리를 했다는 이유였다.

조씨는 지난 2000년에도 아버지를 폭행해 징역 2년의 실형을 살기도 했다.

하지만 출소한 이후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결국 조씨의 폭행은 존속살인이란 비극으로 끝나고 말았다.

조씨와 박씨 모두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다.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고 죗값을 치렀다. 그러나 그때뿐이었다.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했지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결국 두 사건 모두 살인으로 이어졌다.

범죄를 저지르는 정신질환자가 늘고 있다. 특히 초범 정신질환자들의 범행이 살인 등 강력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어 관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29일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범죄자 범행시 정신상태' 중 정신 이상과 정신 장애는 지난 2005년 839건에서 2008년 1246건, 2009년 1594건, 2010년 1993건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자의 살인은 2005년 48건에서 2008년 54건, 2009년 67건, 2010년에는 70건으로 늘어났으며 방화와 절도도 각각 2009년 92건, 1364건에서 2010년 107건, 1386건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범죄를 저지르는 정신질환자는 사리분별이나 통제력이 약하기 때문에 꾸준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또다시 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이 크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 중에서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은 재범률이 굉장히 높다"며 "정신질환자 범죄는 동기가 명확하지 않아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는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말했다.

◈정신질환자 우발적 범행, 묻지마 범죄로 이어져

무엇보다 심각한 점은 정신질환자의 이른바 '묻지마 범죄'로 일반 시민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2010년 대검찰청 범죄분석'에 따르면 2009년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범죄자 7천 51명 중 초범이 1천110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2범 이상인 재범자도 3천434명에 달했다. 8범은 149명, 9범 이상도 873명이나 됐다. 정신질환 범죄자 범행 동기로는 이른바 '묻지마 범죄'로 불리는 '우발적 범행'이 2642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유를 알 수 없는 범행도 2404건이나 됐다. 현실 불만과 부주의로 인한 범행은 1053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2009년 정성남(40,가명)씨는 '교도소에 들어가야겠다'고 마음먹고 집 안에 있던 흉기를 들고 나와 행인 여성 두 명을 위협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윤옥경 경기대 교정보호학과 교수는 "무고한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국가가 정신질환 범죄자를 치료할 의무가 있다"며 "처벌 위주로만 생각했던 범죄자에 대한 인식에서 벗어나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정신질환 범죄자에게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란 명찰이 노란 알약 먹으면 그냥 가는거에요"

   


▶1-3-2 날짜, 기자

2011-08-30 07:00 CBS 조혜령 기자

▶1-4-1 기사 내용

지난 6월 75살 노모를 아파트 베란다에 떠밀어 살해한 장모(40)씨. 그는 오랫동안 정신질환을 앓아온 '환자'였다. 해마다 정신질환 범죄 건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재범을 줄이기 위한 체계적인 의료 서비스는 전무한 수준이다.

별다른 죄책감이나 의식없이 자신의 가족과 이웃들에게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정신질환 범죄자들. 사회는 이들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CBS는 정신질환 범죄자의 실태를 네 차례에 걸쳐 조명하고 대안을 모색해 본다.[편집자주]


시리즈 게재 순서
1. 재범률 높은 정신질환 범죄자 실태
2. 정실질환자 범죄 양산하는 교도소
3. 국내 유일 정신질환 범죄자 치료소 '공주 치료감호소'' 가보니
4. 정신질환 범죄자, 이중 편견에 두 번 운다

지난 5월 모 교도소를 출소한 박진수(34,가명)씨의 머릿속에, 자신을 형이라고 부르던 교도소 동기 A씨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박씨는 "정신질환이 있었지만 농담도 잘하고 운동 시간에 공도 곧잘 찼던 A씨가 교도소 내 열악한 의료 시스템 때문에 망가졌다"고 주장했다.

정신질환이 있었던 A씨는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 되면 바지에 실례를 했다. 교도관이 주의를 줬지만 그때뿐이었다. 급기야 변을 먹는 상황까지 이르자 교도관은 그에게 '집중관리대상'을 뜻하는 '노란 명찰'을 달았다.

이후 독방에 수감된 그는 의무실에서 탄 약을 먹기 시작했다. 수은 전지 크기의 노란 알약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A씨는 조금씩 말수가 줄어들었다. 활기찬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운동장 한쪽 구석에 박혀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동기들은 "애가 왜 저렇게 망가졌냐"며 수군댔다.

박씨는 A씨가 변한 시점이 "약을 먹기 시작하면서부터"라고 했다.

박씨는 "결정적으로 의무과에서 약을 타다 먹기 시작하면서 애가 변하더라"며 "약 먹고 독방에 갇혀 있다보니 상태가 완전히 안 좋아졌다"고 회상했다.

이어 박씨는 "발작을 하는 수감자는 약을 먹여서 하루종일 재운다"며 "그렇게 해야 교도관들이 편하니까"라고 말했다.

교도소에 정신질환자 모아놓고 또라이 취급


교도관들의 '무성의한 태도'와 '비전문성'도 정신질환 범죄자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2007년 지방의 한 교도소를 출소한 김모(52)씨.

김씨의 기억 속에 교도소는 "살 떨리는 무서운 곳"이었다.

김씨가 있었던 교도소는 범죄를 저지른 정신질환자나 교도소 내에서 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수감하고 있다.

김씨는 "정신질환자가 많다 보니 교도소 내에서 싸움이 잦았다"며 "그때마다 교도관들이 '또라이들이 시끄럽게 군다'며 윽박지르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김씨가 있었던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가 다른 교도소로 이감됐다는 정모(55)씨도 "그 곳은 사람이 있을 곳이 못 된다"며 "사람을 바보 취급하고 교도관들의 폭언도 심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발작을 일으키면 무조건 약으로 재우는데 어떻게 치료가 되겠냐"며 "교도소에서 사람을 더 망가뜨린다"고 말했다.

교도행정예산 중 정신질환 범죄자를 위한 재활치료 프로그램 등의 예산도 전무한 실정이다.

30일 '2010 국가제정운용계획' 중 공공질서 및 안전분야 예산에 따르면 전국 50개 교정기관 예산 9천억원 중 7천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인건비로 지원됐다.

나머지 2천억원도 교도소 시설 운영이나 시설 현대화에 대부분 사용됐고 이 중 80억 원의 예산이 교정교화와 직업훈련에 사용됐을 뿐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교도소는 형을 집행하는 기관이다보니 치료의 기능은 떨어진다"며 "교도소에서 전문적인 관리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현재는 그렇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교도소 안에서는 정신질환자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보니 난동을 줄이려면 신경안정제를 계속 투약할 수 밖에 없다"며 "또 약물을 투약해 반응이 느릿하다보면 제소자를 바보취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신질환 범죄자 모여 있는 '그곳' 가보니

   


▶1-3-2 날짜, 기자

2011-08-31 07:00 CBS 조혜령 기자

▶1-4-1 기사 내용

지난 6월 75살 노모를 아파트 베란다에 떠밀어 살해한 장 모(40) 씨. 그는 오랫동안 정신질환을 앓아온 '환자'였다. 해마다 정신질환 범죄 건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재범을 줄이기 위한 체계적인 의료 서비스는 전무한 수준이다.

별다른 죄책감이나 의식없이 자신의 가족과 이웃들에게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정신질환 범죄자들. 사회는 이들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CBS는 정신질환 범죄자의 실태를 네 차례에 걸쳐 조명하고 대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시리즈 게재 순서
1. 재범률 높은 정신질환 범죄자 실태
2. 정실질환자 범죄 양산하는 교도소
3. 국내 유일 정신질환 범죄자 치료소 '공주 치료감호소' 가보니
4. 정신질환 범죄자, 이중 편견에 두 번 운다


철커덕. 열쇠를 돌리니 파란색 철문이 열렸다.

옅은 소독약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쿵쿵쿵. 복도 끝에서 드럼 소리가 들려왔다.

환자복을 입은 6명이 각각 베이스기타를 연주하고 있었다. '못다핀 꽃 한송이'를 열창하는 보컬의 얼굴이 앳돼보였다.

지난 23일 충남 공주에 있는 '치료감호소'를 찾았다. 지난 1987년 개원한 치료감호소에는 치료감호법에 따라 정신이상을 이유로 형 집행 대신 치료감호처분을 받은 범법자 1009명이 수용돼 있다.

치료감호소는 정신이상 범죄자들의 치료와 검찰 등에서 의뢰한 정신감정 업무를 맡는다.

정신이상으로 인한 심신 미약 범죄자의 경우, 검찰이 치료감호청구를 법원에 신청해 정신감정을 거쳐 입소가 결정된다.

정신질환 범죄자가 입소하면 한 달 동안의 검사 기간을 거쳐 질환별로 각 병실에 수용된다. 정신과적 약물 치료와 함께 상태가 호전된 수용자를 대상으로 심리극과 합창, 풍물 등의 특수치료도 함께 시행하고 있다.

치료감호소 1층의 특수치료실.

묵향이 은은하게 퍼진 서예실에서 김지명(45.가명) 씨를 만났다. '조'자를 쓰는 김 씨의 손길이 신중했다.

"가족과 다툼이 있어 여기 오게 됐다"는 김 씨는 "7년 동안 치료 받으면서 이제는 약도 먹고 하다 보니 많이 호전됐다"고 말했다.

미술 치료와 더불어 옆 작업실에서는 직업 훈련도 함께 진행중이었다. 직업 훈련은 사회성을 기르고 출소 후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의료재활치료의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는 훈련이다.

2개월 전 도장 작업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박철진(38.가명) 씨가 목판에 분홍색, 파란색 페인트를 꼼꼼히 칠하고 있었다.

그는 2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환청 때문에 이웃집 아주머니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인 미수로 복역중이다.

박 씨는 "밖에 나가서 기술을 사용하고 싶다"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ㅁ'자로 된 운동장을 지나 수용자들이 생활하는 '병실'이 있는 위층으로 올라갔다. 77명이 생활하는 202동 병실 한쪽에 마련된 작은 방에서 7명의 재소자들이 '분노조절 프로그램'을 듣고 있었다.

화이트보드에 적힌 '분노' '공격'이라는 단어들이 눈에 띄었다.

재소자들은 자신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고 상대방과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는 데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나는 바뀌려고 노력하는데 상대편이 받아주지 않아 힘들다"는 한 재소자에게 의료진은 "내가 화를 누르고 상대방에게 내 의견을 합리적으로 전달했다면 충분히 노력을 한 거다"라며 격려했다.

폭력으로 입소하게 됐다는 또 다른 재소자는 "예전엔 마음대로 성질 부려서 좋지 않았는데 교육 받고 실천에 옮기니까 좋아지더라"며 "여름에도 졸지 않고 두 달 동안 열심히 수업을 들었다"고 자랑했다.

"다들 평범한 얼굴이죠?" 재소자들의 훈련 과정을 돕던 감호소의 한 의료진이 말을 건넸다. '살인' '방화' 같은 자극적인 기사의 주인공이었던 이들의 얼굴은 평온해 보였다.

실제 현재 수용자 중 살인을 저지른 재소자는 301명인 31.6%로 가장 많았고 폭력 136명(14.3%), 강·절도가 133명(13.5%)이다.

병명별로는 정신 분열이 394명(41.4%)으로 1위였고 알코올 정신 지체 91명(9.6%), 망상 장애 48명(5%)순이었다.

관계자는 "여기는 구금보다는 치료에 목적을 맞춘 곳"이라며 "밖에서는 편견을 가지고 보지만 치료만 제때 받으면 이들도 일반인과 별반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고 많이 후회했다"고 말했다.

◈ "재범 치료 절실하지만 누락되는 정신질환 범죄자도 많아"

정신질환 범죄자의 재범을 막고 이들의 사회 복귀를 위해 치료감호소가 만들어졌지만 모든 정신질환 범죄자가 이곳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치료감호청구 권한은 검사에게 있기 때문에 검사가 청구를 하지 않으면 치료감호법상 감호소에 올 수 없기 때문이다.

교도소에서 정신 질환을 얻은 재소자도 감호소 치료를 받을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

법무부 한 관계자는 "교도소는 구금이 목적이기 때문에 치료감호법 취지에 따라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모든 범죄자는 교도소가 아닌 치료감호소로 와야 한다"며 "초범 범죄자도 감호소에서 치료를 받아 재범을 막는 시스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치료감호가 끝난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치료감호소의 외래 진료도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된다.

정신질환 범죄자의 재범을 막기 위해 치료감호를 종료한 사람은 출소 후 5년 동안 외래 진료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희망자에 한해서만 진료가 이루어진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치료감호소 관계자는 "진료를 받겠다고 동의해도 본인이 오지 않으면 손 쓸 방법이 없다"고 털어놨다.

무엇보다 어려운 점은 이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차가운 '시선'이다. 치료를 받고 사회로 복귀해도 '시한폭탄'대하는 인식에 좌절하고 스트레스를 받아 치료받기 전의 상태로 되돌아가기도 한다.

공주치료감호소 이재우 원장은 "사회에서 볼 땐 여기 있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 멀리해야 할 사람이라고 보는데 그런 인식을 고쳐야 한다"며 "이들을 치료해 사회에 복귀시키려고 세금을 들여 치료감호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사회에서 받아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가족이 버리고 사회가 버린' 정신질환 살인범, 결국…

노컷뉴스 | 입력 2011.09.01 07:03

[CBS 조혜령 기자]

지난 6월 75살 노모를 아파트 베란다에 떠밀어 살해한 장 모(40) 씨. 그는 오랫동안 정신질환을 앓아온 '환자'였다. 해마다 정신질환 범죄 건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재범을 줄이기 위한 체계적인 의료 서비스는 전무한 수준이다.별다른 죄책감이나 의식없이 자신의 가족과 이웃들에게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정신질환 범죄자들. 사회는 이들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CBS는 정신질환 범죄자의 실태를 네 차례에 걸쳐 조명하고 대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시리즈 게재 순서

1. 재범률 높은 정신질환 범죄자 실태
2. 정실질환자 범죄 양산하는 교도소
3. 국내 유일 정신질환 범죄자 치료소 '공주 치료감호소' 가보니
4. 정신질환 범죄자, 이중 편견에 두 번 운다

매년 수백명의 정신질환 범죄자들이 치료감호소에서 죗값을 치르고 사회에 나오지만 '정신질환자'와 '범죄자'란 차가운 시선 속에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주 치료감호소에 따르면 한해 공주 치료감호소를 출소하는 정신질환 범죄자는 모두 270여명. 지난해만 269명이 감호소를 출소했다. 그러나 감호 기간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도 이들을 반겨주는 곳은 별로 없다. 가족이 수감자 인수를 거부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 재범 줄이기 위한 체계적인 의료 서비스 전무

5년 전 감호소를 출소한 A씨의 경우도 마찬가지.

살인죄로 10여년을 감호소에서 지낸 A씨는 출소 직후 가족들에 의해 미국으로 보내졌다. 가족 중 누구도 미국에 살고 있지 않았지만 A 씨가 미국 시민권자라는 이유만으로 미국에 보내졌던 것.

치료감호소 관계자는 "아버지나 어머니를 살해한 수감자의 경우 사건 이후 가정이 파탄나는 경우가 많다"며 "때문에 감호소를 나가도 반겨줄 가정이 없다"고 말했다.

돌아갈 곳 없는 수감자들은 복지시설로 발길을 돌리지만 시설조차 이들을 외면하는 실정이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위험한 사람'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치료감호소 관계자는 "병원이나 센터 같은 곳도 우리 환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출소자들 대부분이 가족들이 방치하고 사회에서도 외면해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방치돼 있는 정신질환 범죄자들을 위해 일부 '갱생보호시설'에서는 임시 거처를 마련해 주고 있다.

지난 26일 서울 면목동의 담안선교회. 이곳에는 공주 치료감호소를 출소한 41명을 비롯해 모두 182명의 교도소 출소자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곳에서 7년을 생활했다는 B(50)씨는 "혼자 밖에 나가 살아봐야 힘만 들어 여기서 생활하고 있다"며 "공동체라 아쉬운 점도 많지만 여기서는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어머니를 살해해 공주 치료감호소에서 7년 5개월을 살았다는 C(59)씨는 "공주에서 나온 사람들에게 여기보다 좋은 곳은 없다"며 "다른 곳에서는 우리를 잘 안받아줘서 출소한 뒤 머물 곳을 찾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범죄자'라는 사회의 차가운 시선은 선교회 운영을 점점 어렵게 하고 있다.

담안선교회 임석근 목사(56)는 "죄를 지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대놓고 도와달라는 말을 하지 못한다"며 "도움의 손길도 대부분 복지시설로만 향할뿐 우리 같은 갱생보호시설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출소자들의 일자리를 주선해주고 있지만 채용해주는 곳이 많지 않다"며 "우리끼리는 편견 없이 잘 지내지만 사회는 아직 그렇지 않다"며 한숨을 쉬었다.

◇ '범죄 관리' 아닌 '사회 복지' 틀 안에서 고민해야

법무부는 정신질환 범죄자의 출소 후 생활을 돕기 위해 출소자에 대한 무상 진료와 치료가 필요할 경우 의료기관에 입원치료를 의뢰할 수 있는 내용의 치료감호법 개정안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지난 2009년 발의된 개정안 8개 모두 상임위에 계류중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방기해 왔던 정신질환 범죄자 관리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옥경 경기대 교정보호학과 교수는 "이들을 배제하고 배척하려고만 하지 말고 우리가 어떻게 정신질환 범죄자를 포용할 것이가 같이 고민해야 한다"며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사회 복지라는 틀 안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정신질환자는 또다시 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이 크다"며 "전자발찌 등 배제 지향적인 정책에서 벗어나 이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역 사회와 연계해 지정 병원에서 계속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2의 치료감호소 건립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윤 교수는 "현재 치료감호소 내 수감자는 수용 가능 인원인 1천명을 넘어섰다"며 "늘어나는 정신질환 범죄자의 재범을 막기 위해서는 수감자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5년 후, 10년 후 위험에 빠지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정부 당국이 정신질환 범죄자를 치료하는데 그렇게 많은 돈을 써야 하냐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당부했다.
tooderigir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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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男, 정신병자 죽이고 보니 친아빠 `경악`

매일경제 | 입력 2011.09.06 10:21

한 10대 소년이 정신이상으로 보이는 남성의 공격으로부터 삼촌을 구하려다 살인을 저지른 뒤, 그가 친 아빠였다는 사실을 깨닫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고 5일(현지시각) 미국의 뉴욕 데일리뉴스가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의 A군(17)이 자신의 삼촌 B(46)씨에게 파이프를 휘두르는 한 남성을 칼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 사망한 남성은 A군의 아버지이자 B씨의 형인 랄프 파푸챠키스(48).

경찰 조사에 따르면 지난 2일 밤 워싱턴 엣지우드에 있는 A군의 집에는 A군과 B씨 등 많은 친인척들이 모여있었다. 오후 11시 경 랄프가 나타났고 B씨는 이를 확인하러 밖으로 나갔다.

얼마 후 A군은 밖으로 나간 삼촌 B씨가 한 남성으로부터 파이프로 공격을 받는 것을 보았다. 파이프를 든 남성이 정신병자라고 생각한 A군은 주방에서 칼을 들고 나가 삼촌을 구하기 위해 남성을 9차례 찔렀다. A군은 한참 후에야 남성이 자신의 아버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랄프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3일(현지시각) 병원에서 끝내 사망했다.

사건을 담당한 마이크 블레어 경관은 워싱턴 더 뉴스 트리뷴 오브 타코마와의 인터뷰에서 "A군이 자신의 아버지인 줄 모르고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보인다"며 "A군을 구속해야 할 뚜렷한 근거가 없다"며 구속이 미뤄지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비극적이다", "이런 일이 발생하다니 믿을 수 없다"고 말하는 한편 "의문점이 많이 생기는 사건", "조사가 더 필요할 듯"이라며 사건의 경위에 대한 의혹을 표했다.

[뉴스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