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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빠진 탈북여성 구한 30대 한달째 '사경'

손경형 2011. 9. 9. 14:27

바다에 빠진 탈북여성 구한 30대 한달째 '사경'

[연합] 입력 2011.09.09 08:37 / 수정 2011.09.09 09:34
바다에 빠진 탈북 여성을 구한 30대가 한 달째 뇌사에 가까운 상태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사무기기 판매업을 하는 신상봉(38ㆍ부산 연제구 거제4동)씨는 지난달 7일 오전 5시10분께 해운대구 중동 청사포등대 방파제에서 너울성 파도가 한 여성을 덮치는 것을 목격했다.

신씨는 바다에 뛰어들어 허우적거리던 여성을 방파제 방향으로 밀었다. 이 여성은 곧이어 달려온 친구와 인근 주민이 던져준 밧줄을 잡고 방파제 위로 올라와 극적으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잠시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된 신씨는 해운대백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현재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신씨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여성은 탈북자 이모(32)씨로 밝혀졌다.

이씨는 "파도가 덮쳐 물에 빠졌고 한 아저씨가 바닷속에서 나를 방파제 방향으로 밀어내고 있었다"며 "저를 구한 신씨가 사경을 헤매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 아들과 유치원생 딸을 둔 신씨는 지난 7월 집중호우 때 피해를 본 영도지역에서 수해복구를 도왔고 매월 복지시설에서 청소와 빨래봉사를 하는 등 남을 돕는 일에 적극적이었다.

신씨의 아내 김혜경(36)씨는 "남편이 성당에 다니면서 남을 도와주는 걸 좋아했다. 의료진이 심한 뇌 손상으로 뇌사에 가까운 상태라고 하지만 하루빨리 의식을 찾아 병상에서 일어나길 바란다"고랄 뿐"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