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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아쿠아월드가 경영난을 이유로 27일 임시 휴업

손경형 2012. 2. 29. 18:24

아쿠아월드 휴업? 폐업?…흉물로 전락하나

 

2012-02-27 05:00 대전CBS 신석우/김정남 기자

 

개장한 지 1년이 된 대전 아쿠아월드가 경영난을 이유로 27일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경영난 타개 방안도, 재개장 일정도 없는 휴업이어서 사실상 폐업이라는 분석이 많다.


감정가 213억 원의 경매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인수자가 나설 지도 의문이다. 주변 상인들은 피해를 호소한다.

 

◈ 천국에서 지옥으로


세계 최대 34m 수족관에 결국 무산됐지만 희귀종인 분홍 돌고래 반입까지, 중부권 최대라는 수식어는 물론 당시까지만 해도 사실상 방치됐던 충무시설을 활용한다는 메리트까지 더해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대전 아쿠아월드.

셔틀버스 운행은 물론 시티투어 노선 포함 등 개장 초기 대전시의 행·재정적 지원까지 받으면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아쿠아월드였지만 폐업과 다름없는 휴업에 이르기까지는 채 1년이 걸리지 않았다.

뒤돌아보면, 대전 아쿠아월드는 시작부터 삐걱댔다.

홍보 전면에 내세웠던 분홍돌고래 반입이 늦어지면서 5차례에 걸쳐 개장을 미뤘고 관람객들의 발길이 당초 예상에 미치지 못하자 입점 상인들로부터 사기 분양이라는 말까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홍보 대행기관이냐’ 거나 ‘특혜 아니냐’ 따위의 따가운 시선까지 받아가며 아쿠아월드를 감싸고 돌던 대전시는 어느 순간부터 거리 두기에 나섰고 아쿠아월드의 몰락은 가속화됐다.

결국 월급을 받지 못한 직원들이 하나둘 떠나고 상인들은 법적 소송을, 돈을 빌려준 국민은행은 경매를 청구했다.

경영난을 이기지 못한 경영진은 27일부터 잠정 휴업에 들어갔다.

아쿠아월드 측 관계자는 “대전시가 정치적인 이유로 각종 지원을 중단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 흉물 전락하나

아쿠아월드의 경매 감정가는 213억 원. 다음 달 12일 경매 절차가 시작될 전망이다.

인수자가 나올지는 불투명하다. 현재 아쿠아월드는 공식적으로 임시 휴업 상태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폐업으로 또 사실상 흉물로 방치될 가능성이 크다.

타개책이 보이지 않을뿐더러 희귀 어종 100여 마리와 천연기념물 등 각종 어종들을 유지.관리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아쿠아월드 측은 “사비를 털어서라도 최대한 유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사 측이 유지비용을 감당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어종들을 다른 수족관 등에 판매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역시 물고기 없는 아쿠아월드를 의미한다. 폐업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문제는 아쿠아월드가 폐업에서 그치지 않고 흉물로 방치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아쿠아월드는 사기업으로 사태 해결을 위해 행정기관이 개입할 여지가 전혀 없다”는 대전시 관계자의 말에 비춰볼 때 더욱 그렇다.

이 관계자는 “대전시 입장에서는 아쿠아월드 사태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파악된 것이 없을 뿐더러 앞으로 대책도 검토되고 있는 것이 없다”고도 밝혔다.

 

◈ 상인들 "희망이 사라졌다"


아쿠아월드가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으면서 인근 상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임시 휴업을 목전에 둔 지난 23일 보문산 자락 아쿠아월드를 찾았다.

입점상가 대부분 문을 닫은 채 한낮에도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폐업한 점포에 붙은 간판과 내부설비는 손때도 미처 타지 않은 새 것이었고, 채 떨어지지 않은 '아쿠아월드 오픈'이라는 플래카드가 1년 만에 '천국에서 지옥으로 변한' 이곳 상황을 짐작케 했다.

40여 개의 점포 가운데 남아있는 곳은 단 2곳.

텅 빈 식당을 열어두고 있던 윤모(62) 씨는 "임시 휴업에 들어간다는 말은 들었지만 딱히 다른 방법이 없어 하릴없이 문만 열어둔 상태"라며 "교직생활 37년 동안 꼬박 모은 돈으로 식당을 차렸는데 1년 만에 남은 건 빚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주 최병숙(65·여) 씨는 "아무리 관람객이 없는 상황이라도 아쿠아월드가 있는 것과 없는 건 천지차이"라며 "언젠가는 나아질 거란 희망이라도 있었는데 폐업한다니 그야말로 앞이 캄캄하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아쿠아월드 인근의 일부 식당들은 내부 공사가 한창이었다.

한 식당 업주는 "아쿠아월드와 대사천 복원사업 등 이곳이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 믿고 단체 손님을 받는 식당을 열었는데, 이제는 보문산을 오가는 등산객들이라도 받기 위해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대전시의 주력 사업이라는 말만 믿고 투자했다 고스란히 날린 사람들이 부지기수"라며 "이제 와서 사기업의 일이라며 나 몰라라 하고 있으니 우리는 어쩌란 말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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