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파괴와 사라져 가는 생물들
지구에는 현재 약 2,000만 종으로 추정되는 생물이 살고 있다. 실로 어마어마한 수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매년 약 3만 종의 생물들이 멸종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1950년대 이후, 급속도로 발달한 현대 문명과 인구의 엄청난 증가로 인해 전 세계에서 자연 환경의 파괴가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무분별한 삼림 파괴로 지구 삼림의 절반 이상이 사라졌을 정도다.
열대 지방의 식물이 모여 있는 열대 우림은 지구 전체 생물 종의 절반 이상이 살고 있을 정도로 다양한 생물 종이 밀집된 곳이다. 그런데 매년 7만 6,000km2 가량의 열대 우림이 무분별하게 개발되면서 생태계가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다. 환경 단체에서는 열대 우림 개발 때문에 매일 50~100종의 생물들이 멸종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환경 단체나 이와 뜻을 같이 하는 많은 사람들이 생물의 멸종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인간에게 생물 자원은 식량, 의약품, 실험적 연구 및 각종 공업 원료로서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야생의 동·식물은 인간에게 아름다움과 신기함 및 기쁨을 가져다 주는 근원이며, 이것은 돈으로만 따질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 각국에서는 야생의 생물 종들을 보호하고자 천연 보호 구역을 설정하거나 '종자 은행'을 앞 다투어 설립하고 있다.
생태계
생태계는 햇빛이나 물, 공기, 토양 등의 비생물적인 환경과 생명을 가진 모든 생물들이 복합적인 연관을 갖고 어우러져 있는 체계를 말한다. 생태계 내의 각 생물은 마치 기계 부품처럼 서로 연결됨으로써 전체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즉, 태양에서 에너지를 얻어 식물이 자라고, 식물은 다시 동물의 먹이가 되고, 동물은 죽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모든 생물과 주변 환경이 어우러져 생태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다.
생물 해적 행위
20세기 초, 영국은 브라질에서 훔쳐 온 고무나무를 동남아시아에서 재배하여 세계 고무 시장에 내다 팔았다. 이 일로 영국은 엄청난 이익을 거뒀다. 이외에도 유럽 국가들은 식민지에서 금, 은 같은 귀금속뿐만 아니라 식량, 섬유, 염료, 의약품 등의 원료가 되는 새로운 생물자원을 찾아내어 자신들의 잇속을 챙겼다.
오늘날의 다국적 기업들은 생물자원을 개발하는 기술이 고도로 발달했으며, 직접 식물을 찾아 나서기보다는 식물의 유전자 지도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다국적 기업들이 의학적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탐색하는 식물의 유전자는 대부분 적도 남쪽 지방 생태계에 존재한다. 사실상 식물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모든 처방약의 4분의 3은 남반구 토착민이 사용하던 약에서 유래한 것일 정도이다. 한 예로 외과 수술용 마취제로 쓰이는 약은 아마존 지역 인디언들이 동물을 기절시키기 위해 사용하던 식물 추출물에서 유래했다.
따라서 남반구 사람들은, 북반구의 다국적 기업들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것들이 사실상 남반구의 토착민들이 수 세기 동안 축적해 놓은 지식을 도적질한 셈이라고 주장한다. '생물 해적 행위'라는 말이 생긴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약탈당한 우리 종자
우리나라는 남쪽의 아열대 지방과 북쪽의 한대 지방이 만나는 지점에 있는 전형적인 온대 지역이기 때문에 사계절의 기온 변화가 매우 심하다. 따라서 다른 지역에 비해 서식하는 식물들이 매우 다양하고 특이한 것들이 많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4,000여 종 가량의 식물 중 약 400여 종은 한국에서만 자생하는 특산 식물인데, 이는 좁은 면적에 비해 상당히 많은 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우리나라만의 특산 식물을 잘 관리하지 못한 까닭에, 한국산 특산 식물이 외국 식물로 둔갑하는 등의 식물 약탈 행위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홍도비비추'가 '잉거비비추'라는 낯선 이름의 미국산 식물로 둔갑하는가 하면, 식물 병에 저항성이 강한 참나리의 유전 형질은 유럽의 백합 개량에 사용되었다. 또한, 북한산의 털개회나무는 외국에서 '미스킴라일락'이라는 이름으로 개발되어 역수입되기도 하는 등 우리나라의 특산 식물을 약탈하는 행위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대비를 확실히 해야 할 것이다.
소리 없는 전쟁터, 종자 은행
우리가 흔히 씨라고도 부르는 종자는 자신이 살아가기에 적당한 환경이 될 때까지 휴면 상태를 유지한다. 즉, 동물로 치면 겨울잠을 자는 상태에 비유할 수 있다. 이때 종자는 겉을 단단하게 싸고 있는 종피(씨껍질)에 의해 보호되면서 휴면을 한다. 휴면 기간은 종자에 따라 다른데, 짧게는 수 주에서 길게는 수 년이 걸린다. 심지어 어떤 종자는 수백 년 동안 휴면을 지속하다가 적당한 환경을 만나면 발아하는 일도 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종자의 성질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종자들을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에 따라 꺼내 쓸 수 있는 '종자 은행'을 생각해 냈다. 종자 은행은 원래 우리 생활에 필요한 작물들의 종자를 품종별로 정리하여 저장해 둠으로써, 이를 재배하고자 하는 농가에 언제든지 공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었다. 또한 종자 은행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개발한 품종이 새로운 품종에 밀려 멸종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각 품종이 가진 유용한 유전자를 보존하는 역할도 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종자 은행이 애초의 목적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종자를 더 많이 확보함으로써 거대한 이익을 내기 위한 수단으로 변해 버렸다. 심지어 '종자 전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은 자국의 종자를 보호하고 새로운 종자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종자의 보존과 공급을 위해 태어난 사업이 종자 전쟁이라는 세계적 싸움으로 확대된 이유는, 조류 인플루엔자 같은 새로운 전염병과 당뇨, 천식 등 난치성 질환의 치료를 위한 실마리가 식물 자원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즉, 과학자들은 화학물의 합성만으로는 새로운 약품을 개발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고, 대신 자연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화학 물질들에 눈길을 주기 시작했다. 만약 새로운 약을 개발하는 데 성공하면 막대한 돈을 벌어들일 수 있기 때문에 세계적인 관심사가 된 것이다.
발아
일반적으로 식물의 종자에서 싹이 트는 것을 발아(發芽)라고 하나, 가지나 뿌리에서 싹이 돋아나는 현상까지 포함한다.
다시 계산해 본 식물의 몸값
현재 수많은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인류에게 신약은 가장 부가 가치가 높은 생명 공학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말레이시아의 열대 식물에서 발견한 '칼라놀라이드 에이'라는 약물은 에이즈 바이러스의 증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역전사 효소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며, 또한 기존의 에이즈 치료제인 AZT에 저항성을 갖는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우수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자생 식물인 쑥에서 위염 치료제가 개발됐고 큰꽃으아리, 하눌타리, 꿀풀 등에서 관절염 치료제가 개발되기도 했다.
이렇게 식물을 이용한 신약 개발 기술이 발달하면서 각종 약용 식물의 부가 가치가 엄청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에 따라 각국은 자국의 특산 식물을 보호하고자 '종자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역전사 효소
DNA의 암호화된 정보가 RNA로 복사되는 과정을 전사라고 한다. 이와 반대로 RNA를 주형으로 하여 역으로 DNA로 전사하는 과정을 역전사라고 한다.
역전사를 촉매하는 효소가 역전사 효소이다.
우리나라의 종자 은행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도 1987년부터 농촌진흥청 농업 생명공학 연구원 주도로 종자 은행(현 국립 농업 유전자원 센터)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 종자 은행에는 2005년 말 기준으로 식량 작물, 특용 작물, 원예 작물 등의 종자가 약 15만 2,000여 점 보관되어 있으며, 이중 순수한 우리나라 토종 작물은 약 3만 800여 점에 이른다.
또한, 종자 은행에서는 종자만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종자들의 DNA 정보를 저장하는 은행을 운영 중이다. DNA는 식물의 유전적 형질이 들어 있는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DNA 은행을 국립 농업 유전자원 센터에 따로 만든 것이다. 현재 DNA 은행에는 토종 식물 약 1만 5,000점의 DNA 정보가 보관되어 있다.
각종 창작물에 저작권이 있는 것처럼 앞으로는 식물의 종자뿐 아니라 DNA에도 국가 고유의 권리를 인정하게 된다. 따라서 다른 나라에서 우리 식물 종자의 DNA를 이용하려면 사용료를 내야만 할 것이다.
국내 유전자원 보유 현황
(단위 : 점)
구분 | 2000년 | 2001년 | 2002년 | 2003년 | 2004년 | 2005년 |
---|---|---|---|---|---|---|
식량 작물 |
110,797 |
111,714 |
113,204 |
113,725 |
114,754 |
115,658 |
특용 작물 |
18,038 |
18,134 |
18,249 |
18,249 |
18,383 |
18,461 |
원예 작물 |
13,516 |
13,539 |
13,719 |
13,719 |
14,140 |
14,345 |
사료 및 기타 |
3,803 |
3,805 |
3,805 |
3,805 |
3,805 |
3,805 |
계 |
146,154 |
147,192 |
148,977 |
149,498 |
151,082 |
152,269 |
자료 : 농촌진흥청
[네이버 지식백과] 종자 은행 (상위5%로 가는 생물교실3, 2008. 7. 10., 스콜라(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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