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를 고운 시선으로 보지 않는 일본인들의 감정이 점점 극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 드라마와 K-POP에 열광하는 이들을 거세게 비난하고, 후지TV시청 거부 시위 등 '반한(反韓)'기류에는 열렬히 동조하는 양상이다. 한류에 빠진 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보다 못한 전 세계 네티즌들이 "나치를 보는 듯하다"며 일본인의 반응을 비난하고 나섰다. 일본인조차 "일본인이 봐도 부끄러운 행동"이라며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日 극우 "한류 드라마는 아줌마·할머니 밖에 안 봐"= 9일 온라인중앙일보(joongang.co.kr)에 실린 ‘日 한류 냉온탕, 여성들 '한류 최고" Vs 후지TV앞 반한(反韓)시위' 기사에 100여 개의 일본 네티즌 댓글이 달렸다. 일본어로 번역돼 중앙일보 일본어판에 실린 해당 기사는 이날 하루 1만5000여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일본 관련 한국 신문의 기사가 1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일본 여성들이 한류에 열광하고 있다는 내용의 이번 기사에 '화난다(腹立)'는 반응은 무려 2410여 건 이었다.
야후 재팬에서도 해당 기사에 대한 일본인의 반응이 담긴 댓글이 잇따랐다. 한류 열풍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중앙일보 일본어판의 네티즌 ID 'oot**isann'는 "한국 잡지를 보는 사람은 아줌마들뿐이다. 젊은 애들은 보지 않는다"고 적었다. 'oikagiya'는 "한국 방송을 보는 사람은 일본 '여성'이 아니라 40~50년 전 여성이었던 사람, 즉 '할망구(ばばあ)'"라고 썼다. "아줌마들도 이미 한국 드라마에 질려버렸다"는 글도 있었다.
야후 재팬 네티즌 'mam*****'은 "한국은 예전보다 깨끗하고 물건도 잘 갖추어져 있지만, 여전히 '싸다'는 인식이 깔린 관광지"라며 "문화도 빈약하다"고 한국을 비하했다.
지난 7일 500여 명이 참석한 후지TV 시청 거부 시위에 대해서도 일본 네티즌들은 대체로 정당하다는 반응이었다. 네티즌 'int*****'은 "얌전한 일본인이 시위를 벌였다는 점을 받아들여라" 'SeeTruth'는 "이번 것은 준비에 불과하다. 본격적인 시위는 향후에 있을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나치 보는 듯" 전세계 네티즌 의아=시위 모습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등 인터넷 주요 사이트에 퍼져 나갔다. 한류 정보를 다루는 사이트 '숨피닷컴'에는 시위 영상을 두고 세계 각지의 네티즌들이 앞다퉈 글을 올리고 있다.
'sevenhundredsuns'는 "이렇게 심할 줄 몰랐다. 나치 독일이 폴란드에서 개선 행진하는 장면 같다"고 했고, 'accarolina'는 "일본이 좀 더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썼다. "부끄럽다. 일본에 대지진 났을 때 한국의 스타들이 얼마나 많은 돈을 기부했는지 잊었나"는 댓글도 있었다. 미국인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편협한 바보들"이라고 비난했다.
일본인이 보기에도 이번 시위가 심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miniaygumbi'는 "일본인으로서 이런 시위는 슬프게 만든다. 속이 좁다"고 했다.
한류를 비난할 게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읽고 인정해야 한다는 글도 적지 않았다. 'currysushi33'는 "한류를 멈추게 한다고 해도 사람들의 취향을 바꿀 수 는 없다. 청중들이 뭘 원하는지 볼 때이고 변화할 시간"이라고 썼다.
한편 후지TV 시청 거부 시위가 무조건 한류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라며 선을 긋는 의견도 있다. 중앙일보 일본어판에 글을 남긴 네티즌 'matuyama51'은 "이번 시위는 '반한'이 아니라 방송국의 편향 자세에 대해 항의한 것"이라고 썼다. 한 방송국에 한류 콘텐트가 지나치게 편중돼 한국을 미워하는 감정으로까지 연결된 것이라는 이야기다. 일부 국내 네티즌들은 "우리나라도 일본 방송물이 너무 많아지면 거부감이 들 것 아닌가"라며 일본에 대한 지나친 비판을 자제했다.
김진희 기자
▶후지TV 시청 거부 운동 시위 동영상
▶관련기사
▶日한류 냉온탕, 여성들 "한류 최고" vs 후지TV앞 반한 시위
▶중앙일보 일본어판 기사
▶日本の女性「韓流最高」vsフジTV前の反韓デモ(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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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TV서 일본말 인사라니”…티아라 한류콘 물의
- 2011.08.16
[쿠키 톡톡] MBC가 지난 15일 오후 5시에 방송한 ‘인천 코리안 뮤직웨이브 2011’(이하 인천한류콘서트)에서 인기 걸그룹의 한 멤버가 노래 도중 일본어로 인사를 건네 물의를 빚고 있다. 최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억지 주장 등으로 한일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된 상황인데다 광복절 지상파 TV에서 불거진 일이어서 우리 네티즌들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문제가 된 장면은 티아라가 ‘롤리 폴리’를 부르는 도중 일어났다. 메인 보컬인 소연은 랩이 시작되기 직전 큰 소리로 ‘미나상 곤니치와’(여러분 안녕하세요)라고 외쳤다.
현장을 찾은 일본팬들을 위한 서비스였다고는 하지만 한국에서 열린 콘서트장에서 굳이 일본어로 인사를 했어야 했느냐는 지적이다.
인터넷에서는 “타국에서 열린 콘서트였다면 어느 정도 그 나라 말을 하는게 용인되겠지만 한국에서 열린 한류 콘서트장에서 일본어로 인사하다니 보기 안좋다”는 반응 일색이다.
K팝 열풍으로 우리 대중문화에 대한 높아진 자부심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행동이라는 쓴소리도 잇따랐다.
한 네티즌은 “마이클 잭슨이 미국에서 공연하는데 공연장에 한국인이 있다고 해서 한국어로 인사를 하겠느냐”며 “K팝 인기에 편승해 일본인들로부터 호감을 사고 싶어하는 마음은 알겠지만 지나치면 오히려 구차해보이고 이를 지켜보는 한국인들에게도 모욕감을 심어줄 뿐”이라고 지적했다.
티아라의 일본어 인삿말을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티아라가) 일본어로 인사하기 전에 작지만 ‘헬로우’라고 영어 인사도 했다”고 적었다. 그러나 다른 네티즌들은 “콘서트장에는 전 세계 각국에서 K팝을 즐기려고 찾아온 외국인들로 가득했는데 중국어나 프랑스어, 스페인어 인삿말을 듣지 못했다”며 “다음달 일본 정식 데뷔를 앞둔 티아라가 일본팬들을 위해 일본어 서비스를 한 것이 분명하다”고 반박했다.
MBC의 무성의함을 비판하는 글도 이어졌다. 지난 13일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 행사를 녹화 방송하면서 일본어 인삿말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2009년 시작돼 올해 3회째를 맞은 인천한류콘서트에는 슈퍼주니어와 2PM, 소녀시대, 2NE1, 비스트, 카라, 샤이니, 2AM, 에프엑스, 미쓰에이, 티아라, 엠블랙, 씨엔블루, FT아일랜드, SG워너비, 시크릿, 포미닛, 씨스타 등이 출연했다. MBC는 이번 콘서트를 관람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6500여명의 외국인이 한국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