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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귀의 날’ 맞아 알아본 귀질환

손경형 2011. 9. 5. 11:27

 

눕기만 하면 어지럽고 구토가 나면, 이석증 확률 높아요

9일 ‘귀의 날’ 맞아 알아본 귀질환

중앙일보 | 장치선 | 입력 2011.09.05 06:37 | 수정 2011.09.05 06:51 

 

[중앙일보 장치선] 일주일에 두세 번 사우나를 찾는 직장인 윤상현(50·성남시 분당구)씨. 목욕이 끝나면 면봉 머리가 2㎝나 들어갈 정도로 귀지를 파내야 깨끗해진 느낌이 든다.

면봉에 스킨을 묻혀 귀 청소를 하기도 한다. 어느 날 귀에 통증이 생기면서 진물이 나오자 그는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진단명은 외이도염.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구자원 교수는 "귀의 피부는 적절히 산성을 유지하면서 기름기로 막을 덮고 있어야 하는데 귀를 후비면 피부가 알칼리로 변해 보호막이 파괴된다"고 설명했다.

9월 9일 '귀의 날'을 맞아 나이대별로 주의해야 할 귀질환을 알아본다.

소아 80%, 10세 이전 한 번 이상 중이염 앓아

어린이에게 가장 흔한 귓병은 중이염이다. 전남대병원 이비인후과 조용범 교수는 "중이염은 감기 다음으로 흔한 질병으로 80%의 소아가 10세 이전에 1회 이상 중이염을 경험한다"고 말했다. 중이염은 귀 내부에 위치한 중이에 물이 고여 생기는 병이다. 콧물이나 담배 연기가 코와 귀 부분으로 연결된 이관(유스타키오관)으로 포도상구균이나 연쇄상구균 등을 옮겨 생긴다.

성인에 비해 어린이의 이관은 짧고 넓으면서 평평해 코에서 생긴 염증이 귀로 더 빠르게 전달된다. 중이염이 생기면 열이 나고 쑤시는 통증이 나타난다. 조 교수는 "보통 항생제로 치료하지만 고막이 터지거나, 일부에서 만성적으로 고름이 나오는 농성중이염, 또는 뇌농양·안면신경마비·청력을 잃는 전정신경염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폰 많이 쓴다면 소음성 난청 주의를

이어폰 사용이 잦거나 군 훈련, 작업장 소음에 시달리는 10~30대는 소음성 난청을 주의해야 한다. 귓구멍을 통해 들어온 소음이 고막을 진동시키고 달팽이관에 전달되면 청신경이 있는 내이를 거쳐 대뇌의 청각 중추로 전달된다. 이때 고막을 통해 들어온 소리는 달팽이관에도 전달되지만 일부는 다시 귓구멍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간다. 하지만 이어폰 등 소음에 장시간 노출되면 소리가 바깥으로 전달되지 못하고 한꺼번에 큰 소리가 달팽이관에 전달돼 청신경세포가 손상된다.

조 교수는 "소음성 난청은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것보다 귀와 머리 속에서 소리가 나는 이명으로 더 괴롭다"고 설명했다. 90㏈ 이상의 소음에 하루 8시간 이상, 105㏈ 이상에서 하루에 한 시간 이상씩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소음성 난청이 생기기 쉽다. 이어폰을 사용할 때도 80㏈ 정도로 듣고 한 시간을 들으면 10분간 쉰다.

30~50대는 메니에르병 … 스트레스가 원인

30~50대는 특히 메니에르병을 주의해야 한다. 구자원 교수는 "메니에르병은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달팽이관에 림프액이 과도하게 생성돼 부풀어 오르는 병"이라고 설명했다. 초기에는 어지럼증이 있을 때만 소리가 잘 안 들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청력 저하와 이명이 심해져 일상생활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구 교수는 "어려운 진단명 때문에 희귀병이 아닌지 걱정하지만 스트레스·수면부족·짠 음식 등이 원인"이라며 "환자의 50% 이상이 저염식과 충분한 수면 등 생활요법과 이뇨제 등 약물 치료로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60대 이후엔 노인성 난청 … 치료 어려워

특별한 원인 없이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노인성 난청을 의심해 봐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조양선 교수는 "소리를 듣는데 중요한 부분인 와우기저막이 딱딱해지거나 소리를 뇌로 보내는 달팽이관에 문제가 생기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완전한 치료법은 없다. 조 교수는 "젊을 때부터 소음이 많은 작업장에서는 귀마개와 같은 청각 보호장구를 착용해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열의 항생제를 복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갑작스런 어지럼증 40%는 이석증

60대 이상에서 갑자기 어지럼증이 생기면 이석증일 가능성이 크다. 구 교수는 " 빈혈로 생각해 칼슘제를 먹 지만 어지럼증의 40%는 이석증"이라고 말했다. 탄산칼슘 결정체가 모여 있는 이석이 탈락해 머리의 회전을 감지하는 세반고리관에 들어가 생긴다. 머리만 땅에 대면 어지럽고 구역질이나 구토를 한다. 치료는 반고리관에 들어간 이석을 원래 원위치로 복원시키기 위해 머리를 특정 방향으로 돌리는 이석치환술을 받는다.

장치선 기자 < charity19joongang.co.kr >

◆이석증=

퇴행성 변화로 생긴 석회화 물질이 몸의 회전을 감지하는 반고리관에 들어가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병.

▶장치선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charity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