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서 뭐 먹었어?” 물을때마다 아이는…
국민일보 | 입력 2011.10.11 11:41
[쿠키 사회] 최근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어린이집과 유치원 내 불량한 위생실태와 폭행사례 등 각종 비리를 고발하는 글이 잇따라 게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아이를 가진 부모들로서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내용이다. 맞벌이를 하고 있는 '워킹맘'들은 믿고 맡길 어린이집이 없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상한 두부를 아이 밥상에?= 지난 6일 다음 아고라에는 대구지역 A 어린이집의 B교사가 자신이 일했던 어린이집의 비리를 고발했다.
게시물에 따르면 영유아반이 있는 A어린이집은 원아들의 식사는 물론 간식을 제때 챙겨주지 않았다. 급식에도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나 인스턴트식품이 주로 사용됐다. 심지어 상한 식재료도 밥상에 올라왔다. 더구나 겨우 걸음마를 배운 한 원아는 어린이집 관계자들로부터 '귀찮다'는 이유로 하루 종일 유모차에 방치되기도 했다. 아이는 밥먹을 때도 잠잘 때도 항상 유모차에 있어야 했다.
B교사는 "오후에 아이들이 배가 고파해도 집에 갈 때 저녁 먹으면 된다며 간식을 주지 않았다"면서 "하루는 상한 두부를 가져와 '맛이 상한 것 같지 않느냐'면서도 아이들에게 줬다"고 말했다. B교사는 '아이들의 반찬과 간식이 너무 형편없다'고 건의했다가 강제해고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어린이집 원장은 크게 반발하며 법적조치까지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장은 "B교사와 실업급여 부분을 이야기하면서 언성이 높아졌고 이후 인터넷에 말도 안되는 글을 올렸다"면서 "아이들에게 상한 음식을 줬거나 원아들을 돌보지 않았다는 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A어린이집의 진실공방이 진행되는 상태에서 일단 게시된 글은 삭제됐다. 하지만 이 글은 삭제되기 전까지 이미 6000여건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400여건의 댓글이 달렸다.
닉네임 'ohh****'는 "상한 거 먹이는 어린이집은 무슨 이유에서든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아이들을 두고 직장 생활해야 하는 현실에 화가 난다"고 했다. 'pej****'는 "어린이집 원장이면 원장답게 아이들을 돌보는 게 정상인데 그 원장은 정상이 아니다"면서 "사실여부를 끝까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에도 불안한데…="오늘은 어린이집에서 뭐 먹었어?", "깍두기!", "그럼, 배운 노래 한번 해보자.", "…."
맞벌이 주부 이모(31·대구)씨는 퇴근 후 가장 먼저 세 살 배기 딸아이의 일과를 확인한다. 아이에게 어린이집에서 뭘 먹었는지, 뭘 배웠는지, 행여나 친구들과 싸우지 않았는지 등을 물어보는 것이다.
그런데 그 때마다 아이의 대답은 의구심을 자아내게 했다. 항상 먹었다는 반찬은 깍두기였다. 간혹 계란프라이를 먹었다고 하지만 그건 어쩌다 한번. 어린이집에서 배웠다는 노래도 끝까지 부르는 법이 없었다. 엄마에게 배운 노래는 아무리 어려워도 곧잘 따라 부르는 딸아이였다.
이씨는 "어린이집에서 나눠주는 식단표에는 불고기, 소시지 등 반찬 종류가 다양한데 매번 깍두기만 먹었다고 대답하니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도 "확실하게 믿고 맡길 어린이집이 있으면 좋은데 가격도 만만치 않고 해서 애써 '아닐거야'라고 믿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어린이집의 비리를 고발하는 글이나 아동폭력 관련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무너진다. 특히 이씨는 지난 6월 '광주 어린이집 달팽이·거미 사건'이나 같은 달 '서울 곰팡이 죽 사건'을 들었을 때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또 지난 2월 대구지역을 떠들썩하게 했던 '썩은 계란 간식 사건' 때는 같은 지역에서 일어난 사실이라는 것만으로도 아연실색했다.
이씨는 "평소에도 의심이 많이 가는 어린이집인데 고발 소식이 들릴 때면 '혹시 우리 딸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도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 지난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주승용 의원이 '2011 급식위생 점검결과'를 분석한 결과 보건복지부가 전국 15개 시·도 어린이집 855곳에 대한 행정지도를 실시한 결과 191곳에 시정명령이 내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집 100곳 중 5곳은 급식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주 의원은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를 사용하는 등 어린이집 급식위생 문제가 여전하다"면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부모들의 불신이 사라질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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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 두부를 아이 밥상에?= 지난 6일 다음 아고라에는 대구지역 A 어린이집의 B교사가 자신이 일했던 어린이집의 비리를 고발했다.
게시물에 따르면 영유아반이 있는 A어린이집은 원아들의 식사는 물론 간식을 제때 챙겨주지 않았다. 급식에도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나 인스턴트식품이 주로 사용됐다. 심지어 상한 식재료도 밥상에 올라왔다. 더구나 겨우 걸음마를 배운 한 원아는 어린이집 관계자들로부터 '귀찮다'는 이유로 하루 종일 유모차에 방치되기도 했다. 아이는 밥먹을 때도 잠잘 때도 항상 유모차에 있어야 했다.
B교사는 "오후에 아이들이 배가 고파해도 집에 갈 때 저녁 먹으면 된다며 간식을 주지 않았다"면서 "하루는 상한 두부를 가져와 '맛이 상한 것 같지 않느냐'면서도 아이들에게 줬다"고 말했다. B교사는 '아이들의 반찬과 간식이 너무 형편없다'고 건의했다가 강제해고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어린이집 원장은 크게 반발하며 법적조치까지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장은 "B교사와 실업급여 부분을 이야기하면서 언성이 높아졌고 이후 인터넷에 말도 안되는 글을 올렸다"면서 "아이들에게 상한 음식을 줬거나 원아들을 돌보지 않았다는 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A어린이집의 진실공방이 진행되는 상태에서 일단 게시된 글은 삭제됐다. 하지만 이 글은 삭제되기 전까지 이미 6000여건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400여건의 댓글이 달렸다.
닉네임 'ohh****'는 "상한 거 먹이는 어린이집은 무슨 이유에서든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아이들을 두고 직장 생활해야 하는 현실에 화가 난다"고 했다. 'pej****'는 "어린이집 원장이면 원장답게 아이들을 돌보는 게 정상인데 그 원장은 정상이 아니다"면서 "사실여부를 끝까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에도 불안한데…="오늘은 어린이집에서 뭐 먹었어?", "깍두기!", "그럼, 배운 노래 한번 해보자.", "…."
맞벌이 주부 이모(31·대구)씨는 퇴근 후 가장 먼저 세 살 배기 딸아이의 일과를 확인한다. 아이에게 어린이집에서 뭘 먹었는지, 뭘 배웠는지, 행여나 친구들과 싸우지 않았는지 등을 물어보는 것이다.
그런데 그 때마다 아이의 대답은 의구심을 자아내게 했다. 항상 먹었다는 반찬은 깍두기였다. 간혹 계란프라이를 먹었다고 하지만 그건 어쩌다 한번. 어린이집에서 배웠다는 노래도 끝까지 부르는 법이 없었다. 엄마에게 배운 노래는 아무리 어려워도 곧잘 따라 부르는 딸아이였다.
이씨는 "어린이집에서 나눠주는 식단표에는 불고기, 소시지 등 반찬 종류가 다양한데 매번 깍두기만 먹었다고 대답하니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도 "확실하게 믿고 맡길 어린이집이 있으면 좋은데 가격도 만만치 않고 해서 애써 '아닐거야'라고 믿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어린이집의 비리를 고발하는 글이나 아동폭력 관련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무너진다. 특히 이씨는 지난 6월 '광주 어린이집 달팽이·거미 사건'이나 같은 달 '서울 곰팡이 죽 사건'을 들었을 때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또 지난 2월 대구지역을 떠들썩하게 했던 '썩은 계란 간식 사건' 때는 같은 지역에서 일어난 사실이라는 것만으로도 아연실색했다.
이씨는 "평소에도 의심이 많이 가는 어린이집인데 고발 소식이 들릴 때면 '혹시 우리 딸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도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 지난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주승용 의원이 '2011 급식위생 점검결과'를 분석한 결과 보건복지부가 전국 15개 시·도 어린이집 855곳에 대한 행정지도를 실시한 결과 191곳에 시정명령이 내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집 100곳 중 5곳은 급식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주 의원은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를 사용하는 등 어린이집 급식위생 문제가 여전하다"면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부모들의 불신이 사라질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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