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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포격 도발

손경형 2015. 8. 21. 09:35
[北 포격 도발] 北 왜 이러나

- 확성기에 민감한 이유

金씨 일가 3代 세습·비리 등 주민들 접하기 어려운 소식, 밤엔 24㎞ 밖에서도 들려

북한은 20일 포격 도발 직후 전통문과 서한을 통해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도발의 목적이 우리 군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에 있음을 사실상 시인한 것이다. 북한군은 그동안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지난 4일 DMZ 목함지뢰 도발 사건 이후 우리 군이 11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군은 무차별 타격을 경고했다.

북한 인민군 전선사령부는 지난 15일 '공개 경고장'을 통해 "대북 심리전 방송 재개는 북남 군사적 합의에 대한 노골적인 파기 행위이고 우리에게 선전을 포고하는 직접적인 전쟁 도발 행위"라며 "중단하지 않으면 무차별 타격하겠다"고 위협했다. 맞불 작전으로 대남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우리 측 확성기 타격을 노린 훈련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 도발 직후, 경기도 연천군 중면 주민들이 대피한 면사무소 대피소 안으로 라면 등 비상식량이 보급되고 있다. /김지호 기자

 

북한이 이렇게 확성기 방송에 민감한 이유는 대북 심리전 효과가 상당히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군 관계자는 "김정은 정권 입장에서 김씨 일가 3대 세습과 비리, 독재 권력 내부의 부도덕성을 고발하는 대북 확성기는 참을 수 없는 최고 존엄에 대한 모독"이라며 "물자가 부족하고 전력 사정이 좋지 않은 북한 입장에서 대북 확성기는 일종의 비대칭 전력으로 만회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전방 지역 11곳에서 가동 중인 확성기 방송은 출력을 최대로 하면 야간엔 약 24㎞, 주간엔 10여㎞ 거리에서도 방송 내용이 들려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이후 우리 군은 확성기 방송의 기존 형식을 벗어나 북한 군부 인물 처형 등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내부 소식과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 지구촌 소식, 날씨 정보, 음악 등 이전보다 다양한 내용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예전에도 확성기 방송을 포함한 대북 심리전에 신경질적 반응을 보여 왔다. 남북 대화 재개 조건으로 김정은에 대한 '모독' 보도, 한·미 군사 훈련 중단과 함께 심리전 중단을 내세우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확성기 '주변 타격'을 넘은 고강도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유성옥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원장은 "북한이 조만간 확성기를 조준 타격하는 추가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목함지뢰 도발을 감행한 군부는 자신들 때문에 '최고 존엄'을 훼손하는 확성기 방송이 재개된 데 대해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유 원장은 "이번 도발로 남한 내에 전쟁 공포를 야기해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게 하려고 했지만, 우리 군이 강하게 대응 사격을 했기 때문에 다음에는 확성기를 조준 타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은 작년 10월에도 같은 지역에서 남측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에 대응해 14.5 ㎜ 고사포를 쐈고 정부는 이후 대북 전단 살포를 사실상 금지했다. 북한이 이번에도 확성기 방송 중단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추가로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편,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 외에 과거에 철거했던 전광판을 다시 설치해 가동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민간단체 수준에서 살포 중인 대북 전단을 심리전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양승식 기자 yangsshi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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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포격으로 대피소에 모인 연천군 주민 수십 여 명은 불안과 불편함 속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앞서 새벽에는 우리 군이 대북 방송을 재개하면서 긴급 대피방송이 다시 흘러나오자 한때 불안감이 고조되기도 했습니다.

대피소에 YTN 취재진 나가 있습니다. 최아영 기자!

현장 상황 전해주시죠.

[기자]
저는 지금 주민 대피해 있는 중면사무소에 나와 있습니다.

불안감 속 긴 밤이 지나고 제 주변으로 보이는 것처럼 날이 밝았습니다.

현재 이곳에는 마을 주민 40여 명이 대피해 있습니다.

주민들과 취재진이 모인 이곳을 제외하면 마을은 대체로 적막하고 긴장감도 흐르는 모습입니다.

밤새 추가 도발은 없었지만 주민들은 불안감 속 뜬눈으로 밤을 새웠습니다.

게다가 덥고 습한 지하 대피소에서 지내기도 편치 않아 일부 주민들은 아예 밖에 나와 머물렀습니다.

또 몸이 아픈 주민들은 버티다 못해 집으로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앞서 오늘 새벽에는 갑자기 긴급 대피 방송이 나오면서 주민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우리 군이 대북 방송을 재개하면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주민들에게 다시 대피를 요청한 것입니다.

북한 접경지역 가운데 주민들이 대피한 곳은 이제 연천 한 곳만 남았습니다.

어젯밤 파주와 김포 주민들은 군과 협의를 통해 대피령을 해제하고 모두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연천지역은 대북 방송을 계속하고 있는 데다 북한 포격을 직접 받은 만큼 주민들이 마음 놓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경기도 연천군 중면사무소에서 YTN 최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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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1시간 만에 DMZ 대응사격…'미온대응' 논란

[앵커]

북한군이 감행한 이번 포격도발에 대해 우리 군의 대응조치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군이 수차례 언급했던 도발원점 타격이 이번에도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정영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북한이 경기도 연천군 중면 지역 야산으로 고사포 1발을 발사한 시간은 오후 3시 53분쯤.

우리 군은 북한군의 1차 포격 이후 1시간 11분이 지나서야 군사분계선 북쪽 500m 지점에 155mm 포탄 수십발을 쐈습니다.

이를 두고 북한군의 도발에 대한 대응방침을 우리 군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대응사격에 1시간 이상 걸린데다 도발원점이 아닌 DMZ 내 북측지역에 위협사격을 하는데 그쳤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북한군에 어떤 피해도 입히지 못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군 당국은 DMZ 목함지뢰 도발 이후 단 한발의 총탄이라도 군사분계선을 넘는다면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공언해 왔지만 결국 지키지 못한 셈입니다.

<김민석 / 국방부 대변인> "북한이 공격해 오면 자위권 차원에서 즉각 대응해서 다시는 북한이 이런 도발을 할 수 없도록 강력하게 대응합니다."

군 관계자는 1차 포격 직후 즉각 대응하지 못한 것은 실제로 적의 포격이 있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북한군이 사람이 없는 곳에 포격해 인명피해가 없었기 때문에 현장 지휘관 판단대로 위협사격을 한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UFG 훈련기간 사소한 충돌이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남북의 심리가 맞물렸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연합뉴스TV 정영빈입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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