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11.28 03:04 | 수정 : 2011.11.28 03:06
"검찰 간부에 로비해야 한다" 의뢰인엔 골프채 받아 사용… 올 5월 "헤어지자" 한 뒤엔 내용증명 보내 車 돌려받아

A(49)변호사는 지난 2002년 법관을 그만두고 부산에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 B(36) 검사는 지난 2008년 부산지검 근무 때 A변호사를 알게 됐다고 한다. 두 사람의 은밀한 관계가 알려지게 된 것은 올해 7월 부산지검에 접수된 진정사건이 계기가 됐다. 부산에 사는 의뢰인 이모(40·대학강사)씨는 A변호사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검찰 고위 간부들에게 로비를 해야 한다며 1000만원의 수표를 받아갔고, 검사장의 이름을 대며 골프채와 명품 지갑도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 결과는 달랐다. A변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불러서 조사까지 한 부산지검은 "A변호사가 받아간 1000만원은 로펌(법무법인) 직원이 현금화해서 로펌에서 사용했고 골프채는 집에, 명품 지갑은 본인 호주머니 안에 있었다"고 말했다. 변호사가 자신과 친분이 있는 검찰 간부들의 이름을 대며 이씨를 속였을 가능성이 큰 대목이다.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각자 가정이 있는 A변호사와 B검사가 내연관계로 발전했다는 사실이 포착됐다. 둘의 관계는 B검사가 2009년 초 다른 지역으로 옮겨간 뒤에도 이어졌다고 한다. 검찰은 B검사가 A변호사로부터 로펌의 법인카드를 제공받아 매달 수백만원씩 사용하고 고급 외제 승용차(벤츠)도 받아 몰고 다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둘의 관계는 A변호사에게 다른 여자가 생기면서 틀어졌다고 한다. B검사에게 "그만 만나자"고 한 A변호사는 올해 5월 B검사에게 내용증명까지 보내 벤츠를 돌려받기도 했다. B검사는 최근 사표를 냈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27일 "A변호사와 B검사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더라도 사생활에 가까워 둘 사이의 일을 일일이 캐물을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A변호사가 의뢰인 이씨로부터 로비자금으로 받아갔다는 금품과 고가 물건에 대해서도 "변호사 수임료로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추가 조사에서 A 변호사가 의뢰인 이씨를 속인 것으로 결론나면 A변호사를 사기 혐의로 처벌할 방침이다.

입력 : 2011.12.03 03:09
그날 밤 무슨 일이…
귀가중이라던 아내가 안 와 아파트 주변 찾아나선 남편, 아내의 차를 발견했는데…

숨진 여성과 함께 차에 있었던 남성은 현역 육군 준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일 "국방부 직할 모부대 소속 이모(53) 육군 준장이 숨진 여성과 승용차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이 같은 사실을 국방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준장은 육군3사관학교 출신으로 약 5년 전쯤 영어 동호회에서 숨진 이모(여·42)씨를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은 당시 한 달에 두 번씩 모임을 가지며 친분을 쌓은 것으로 조사됐다. 15년 경력의 베테랑 보험설계사인 이씨는 주로 사회 지도층을 대상으로 영업했고, 이 준장도 고객 중 한 명이었다.
숨진 이씨는 사건 당일인 지난 28일 출근하면서 남편에게 "미국 유학 간다고 연락이 끊겼다가 3년 만에 다시 연락 온 군인이 있어 만나고 오겠다"고 말했다. 아내는 이날 밤 11시쯤 남편에게 전화해 "술을 마셔 대리기사가 운전해서 집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자정이 다 되도록 귀가하지 않고, 휴대전화 통화도 되지 않자 남편 이씨는 자택인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아파트 주변으로 아내를 찾아나섰다.
남편은 곧 아파트 주변 골목에 주차된 아내의 렉서스 승용차를 발견했다. 뿌옇게 김이 서린 차 문을 열자 하의를 모두 벗은 아내와 50대 남성이 뒷좌석에 함께 앉아 있었다. 남자는 바지와 상의를 입은 상태였다.
남편은 아내에게 "집에 가 있어라"고 한 뒤 남자를 차에서 끌어내려 폭행했다.
처음 얼마 동안 폭행을 말리던 아내가 "그 사람 때리면 당신이 당한다"는 말을 하는 것이 이상해 남자의 주머니를 뒤져 명함을 찾아냈다. 남자는 현역 육군 준장이었다.
남자는 신분이 드러나자 "내가 정신이 나갔었다"면서 남편 이씨에게 "한 번만 봐달라"고 사정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그동안 부인 이씨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인근 한강 둔치로 가 1시간쯤 혼자 있다가 한남대교 인근에서 한강으로 뛰어들었다. 119구조대에 의해 20여분 만에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 30일 숨졌다.
남편 이씨는 "아내만 옷을 벗고 있었으니 성폭행을 당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약을 먹였는지 아내의 눈이 뒤집혀 있었고 (처음엔 나를) 알아보지도 못하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반면 이 준장은 "이씨가 일주일쯤 전에 '만나자'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유부녀인지도 몰랐다. 기사도(騎士道) 정신으로 집에 데려다 줬고 술에 취해 몸을 못 가누기에 수발을 들어줬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이씨가 이 준장과 불륜 관계인지, 성폭행을 당하는 중이었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준장은 다음 달 31일 전역을 앞두고 있고, 지방 모대학 군사교육학과 교수직에 응모할 것으로 알려졌다.